정부가 밝힌 우량은행과 지방은행간 짝짓기 구상에 대해 은행마다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은행은 신한은행과 주택은행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그동안 독신을 고집해 왔으나 이번에 불거진 제주은행과의 짝짓기엔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해 지방은행의 부실을 털어주면 합병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며 "이르면 이번주중 통합추진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부실제거와 함께 구조조정에 대한 노조동의서와 향후 부실이 생길 경우 정부가 재인수해 주는 풋백옵션 등의 조건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과 제주은행간 짝짓기는 대주주가 재일교포라는 인연 때문에도 성사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제주은행과의 통합은 홀로서기를 보장받기 위한 신한은행의 ''면피용 카드''란 지적도 있다.

정규직원이 3백37명에 불과한 제주은행을 떠안는 것으로 정부의 합병압력에서 벗어나 신한지주회사 설립을 보장받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경남은행과의 짝짓기설이 돌고 있는 주택은행은 즉각 외국인 주주들에게 "지방은행과 합병하지 않겠다"는 요지의 편지를 보냈다.

"지방은행을 합병하는 것은 주주가치의 상승을 불러올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주택은행은 또 네덜란드 금융그룹인 ING가 지분의 10%를 소유하고 있는 등 주주이익에 반하는 합병결정을 내릴 수 없는 구조적 안전장치가 갖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주택은행 김정태 행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방은행과의 합병은 전혀 고려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4일 뉴욕증시에서 주택은행 주식예탁증서(ADR)는 7.19% 폭락했다.

유병연.이상열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