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사러 백화점 명품매장에 들렀다 젊은여성들이 많은데 놀랐습니다. 40만원이 넘는 구두나 1백만∼2백만원 하는 핸드백 혹은 값비싼 캐시미어스웨터를 사줄만큼 넉넉한 부모가 이렇게 많은가 싶었지요"

실제 명품매장엔 보기에도 세련된 20대가 주를 이룬다.

이른바 럭셔리 제너레이션(Luxury generation,L세대)이다.

L세대란 소위 명품으로 알려진 해외유명브랜드 제품 소비를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려는 층을 말한다.

캘빈 클라인이나 아르마니 정장에 루이뷔통이나 프라다 핸드백, 페라가모나 발리 구두, 티파니 목걸이, 불가리 시계를 걸치는 식이다.

L세대의 부상은 백화점의 연령별 매출분포에서도 잘 드러난다.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11월중순까지 30대 매출이 34.9%로 선두지만 20대도 20%가 넘고, 현대백화점의 20대의 명품구매 비중도 올해 20%가 넘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최근 20대가 30%를 넘어 1위를 차지했다.

도대체 무슨 까닭인가.

젊은층이 소비의 주도세력인건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우리의 경우엔 시장개방 이후 밀려들어온 외국브랜드들의 뛰어난 마케팅과 TV의 신데렐라 만들기, 젊은층의 외모제일주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한다.

브레이크 없는 상업주의와 과시위주 가치관의 합작품인 셈이다.

특히 옷차림과 얼굴 등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자기만족을 최대의 가치로 치는게 주요원인이라는 분석이다.

40∼50대가 대학시절 타임지로 폼을 잡던 것과는 비교가 안되는 셈이다.

소비가 악덕이던 시대는 지났다.

세련되고 고급스런 차림이 사람을 돋보이게 하는 것도 분명하다.

아무리 그래도 대학생이나 사회초년병이 버는것 이상으로 씀씀이가 큰 건 납득하기 힘든 면이 있다.

''일단 비싸게 보여야 한다''거나 ''차림으로 꿀리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명품을 원하다간 무서운 대가를 치를수 있다고 한다면 노파심일까.

상처 없이 현실의 강을 건너기는 어렵지만 줏대없이 유행에 휘둘리는건 언짢다.

L세대를 동경하는건 유행좇기라는 청룡열차를 타고 있는 것 같다.

어쩌다 타볼 수는 있겠으나 내리지 못하면 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