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선물이 우정을 지속시킨다"는 프랑스 속담이 있다.

정성이 담긴 작은 선물 하나가 상대방에게는 큰 행복을 안겨 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인들은 확실히 프랑스인보다 선물 주고 받기가 일반화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를 졸업할 때 헤어지는 선생님들에게 선물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프랑스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아름다운 광경이다.

이런 모습에서 나는 한국인들의 따뜻한 정을 느낀다.

한국과 프랑스간 선물문화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한국 사람들은 받는 사람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선물의 가치를 달리 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 회사의 사장에게는 과장보다 더 값비싼 선물을 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우 선물을 할 때 사회적 지위에 따라 선물에 차등을 두지 않는다.

작은 선물이라도 그 선물이 서로의 관계에 어떤 긍정적 의미를 심어주느냐에 더 중심을 둔다.

프랑스인과 한국인은 선물포장에 대한 생각도 꽤 다른 것 같다.

한국인들은 때로 선물의 내용물보다 포장에 더욱 신경을 쓰곤 한다.

이는 실용성에 비중을 두는 서양문화와 격식에 중심을 두는 동양문화의 다른 면 중 하나가 아닐까.

과도한 포장이 아니더라도 예쁜 포장을 통해 선물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한국과 프랑스간의 이런 자그마한 선물문화에 대한 차이 이외에 한국의 선물문화 중 "마음을 담는 그릇"이라는 선물 본연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경우가 있어 아쉬울 때가 있다.

한국에서 나를 가장 놀라게 만들었던 사실은 한국인들이 "돈",그것도 현금을 선물로 주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결혼식 선물로 돈을 주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

가장 낭만적인 날에 가장 낭만적이지 못한 돈을 선물로 준다는 점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다.

선물은 얼마나 정성이 들어가 있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정해진다고 생각한다.

또 각국의 독특한 문화가 있기 때문에 어느 선물 문화가 잘됐다 잘못됐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선물의 가치가 반드시 그 물질적 가치에만 있지는 않을 터.

중요한 점은 준비한 선물의 정신적 의미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자세일 것이다.

값비싼 선물 보따리보다 마음을 담은 진실한 말 한마디가 더 가치 있는 선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올리비에르 알포시 한국까르푸 신선품질관리 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