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잠수(潛水)중이다.

은행 짝짓기설이 난무하던 지난 5월25일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독신선언"을 한 이후 한달째다.

하나와 한미은행이 전산부문 업무제휴를 맺는 등 합병을 향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매일 쏟아내던 보도자료도 뚝 끊겼다.

신상품 개발 등에 앞서갔던 신한은행의 옛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는게 금융계의 평가다.

특히 이인호 행장은 나응찬 부회장이 비상근으로 물러난 이후에도 이렇다할 독자행보를 보여 주지 못하고 있어 행내외에서 "이상하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금융계는 주택과 국민은행으로부터 구애(求愛)를 받고 있는 신한은행이 합병 논의에서 거리를 두기 위해 칩거생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몸이 단 주택과 국민은행이 계속 프로포즈를 해오고 있지만 신한은행측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는게 금융계의 전언이다.

여기엔 신한은행의 1대주주인 재일동포들이 독자생존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재일동포의 신한은행 지분율은 지난 3월말 현재 27%.

이와관련, 26일 내한한 김재숙 대한민국민단장이 청와대 등 관계당국을 찾아 신한은행의 독자생존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합병의 급류속에서 신한은행이 홀로서기에 성공할지, 아니면 뜻을 꺾고 신랑감 물색에 나설지가 관심거리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