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는 석유 개발과 비축등이 주업무로 국내의 민간기업과는 경쟁할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도 진작부터 청년이사회 다면평가제 팀제를 도입하는 등 조직과 문화,업무시스템은 일반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기업이라 하더라도 지속적인 수익창출과 혁신적인 미래상을 제시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게 나병선 사장의 일관된 주장. 석유공사는 공기업 최초로 직원동료상호간 상하간을 평가하는 다면평가제도를 도입했다.

공사는 이를 바탕으로 팀제의 확대,인력풀제등 새로운 제도를 과감하게 도입,시도하고 있다.

석유공사가 지난해 12월부터 도입한 인력풀제는 민간기업들도 시행을 꺼리는 제도.파킨슨 법칙에의하면 관료 조직은 업무량에 관계없이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난다.

각 부서들이 업무량이 가장 많을 때를 기준으로 인원배치를 요구하고 새로운 업무를 자꾸 만들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획조정실 재무처 비상계획실 직원을 "부"단위로 발령내지 않고 "처"나 "실"단위로 인사발령하고 관리함으로써 필요에 따라 같은 "처"나 "실"내의 다른 "부"에서 근무토록 했다.

인원을 항상 최소한으로 유지하면서 업무수행에 필요한 인원을 적기 적소에 배치,업무효율도 올릴수 있게 됐다.

부별 업무량 불균형에 따른 불만도 해소할수 있다.

또한 석유비축 기지의 경쟁적인 원가절감 제도는 직원들에게 비용개념과 경쟁마인드를 심어주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석유비축기지는 비상시를 대비한 전략적 성격의 시설로서 이익은 전혀 내지 못하고 관리비용만 발생하는 시설.기지관리에 필요한 비용은 전적으로 정부에서 보조해 준다.

그러다보니 관리요원들의 원가의식이 희박해지고 낭비요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원가를 절감해도 석유공사의 경영실적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이 회사는 7개 기지별로 표준관리비를 설정하고 평가기준을 마련해 98년부터 평가하고있다.

또 비용절감 우수사례집을 발간하고 순회교육을 실시한 결과,98년 18억원 99년 20억원등 목표이상의 비용절감효과를 거뒀다.

석유공사는 평가대상 예산항목을 늘리고 인센티브도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석유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석유전자상거래 사이트 개설도 과감한 경영문화가 낳은 작품 가운데 하나.

민간 정유회사들보다 앞서 사이트개설을 추진하느라 견제를 받기도 했다.

김성택 기자 ind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