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민들은 지금 불안하다.

개혁개방 정책에 따라 경제는 분명 좋아졌는데도 성장에서 소외된 절대 다수 서민들은 오히려 궁지로 내몰리고 있다.

택시운전사,회사에서 쫓겨난 근로자,대학 진학 자녀를 둔 가장 등은 "문화대혁명시대보다 무엇이 더 나아졌는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토한다.

중국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 "중국인들이 두려워하는 8가지"를 뽑아 보도했다.

대부분의 문제는 빈부격차의 확대에서 비롯된 상대적 박탈감이 원인이었다.

직장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샤강(하강.해직)이다.

지난 2년간 도시지역에서 1천6백만여명의 실업자가 거리로 쏟아졌다.

농촌기업 실업자 수도 2천2백만여명에 달한다.

직장 근로자들은 언제 자신이 씨아강 대열에 흡수될지 걱정이다.

각종 복지혜택이 줄어든데 따라 발생한 고민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게 의료문제다.

많은 기업들은 경영악화로 의료비 보조를 중단했다.

개인 주머니에서 치료비를 내야한다.

산모 제왕절개 수술비는 보통 5천위안(1위안=1백40원)이다.

젊은 노동자 월급의 5~10배에 해당한다.

퇴직을 앞둔 근로자들은 기업부실로 퇴직보험을 받지 못할까 노심초사다.

내집마련도 부담이다.

국가는 더 이상 국민들에게 집을 무상으로 제공하지 않는다.

개인이 사야 한다.

베이징(북경)의 경우 3인 가족이 겨우 살만한 50평방m 면적의 집값은 약 20만위안선이다.

부부가 맞벌이를 한다해도 15~20년 수입분에 해당한다.

은행에서 보조를 해준다지만 선뜻 집을 사는 서민은 드물다.

대학 진학을 앞둔 학보모는 자녀 학비 마련이 걱정이다.

수익자부담 원칙이 대학에도 적용되면서 학비가 급등하고 있다.

대학생 한 명에 4년간 약 5만위안이 든다.

국유기업 중간간부가 5년치 월급을 꼬박 저축해야 모을 수 있는 액수다.

이같은 경제문제보다 서민을 더 괴롭히는 게 관리들의 부정부패다.

이 문제는 중국신문사가 선정한 8개 고민의 첫 번째로 꼽혔다.

돈과 권력을 바꾸는 뿌리깊은 부패 고리가 형성되며 돈없는 서민들은 불이익을 당하기 일쑤다.

비리 고위공무원에 줄줄이 "사약"을 내려도 부패는 끊이지 않는다.

잇따른 비리공무원 처형은 국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카타르시스 요법으로도 해석할수 있다.

중국서민의 두려움은 고속성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후유증이라고 보기엔 너무도 골이 깊고 광범위하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 k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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