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들린 올브라이트 < 미국 국무장관 >

지난 5일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이 체결된지 3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 조약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다자간 무기규제협정이 될 것이다.

NPT 아래에서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1백82개국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기로 합의했고 핵무기를 보유한 5개국은 다른 국가가 핵무기를 갖는데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조약 당사국들은 평화 목적의 핵협력을 용이하게 하고 핵무장해제를 위해
성실하게 협상을 추진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NPT는 모든 면으로 판단할때 제대로 가동이 되고 있는 조약이다.

이 조약은 핵확산을 방지하고 핵협력을 촉진하며 무기통제와 무장해제를
조장하는데 큰 성공을 거두었다.

지난 10년간 아르헨티나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핵무기 개발계획을
포기하고 NPT에 가입했다.

구소련이 붕괴됐을 때 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독립국가들은 핵무기 비 보유국
으로 NPT에 가입했고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카자흐스탄이 보유하던 핵무기들은
모두 러시아로 인도됐다.

오늘날 쿠바 인도 이스라엘 파키스탄을 제외하고 모든 국가가 이 조약에
가입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심각했던 도전은 1991년 조약국인 이라크가 핵무기개발 비밀 프로그램
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다.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이 핵개발프로그램을 숨겨왔음을 밝혀냈다

NPT는 북한의 조약탈퇴 시도를 저지하는등 이 두가지 어려움을 타개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약 당사국들이 지난 95년 뉴욕에서 이 조약을 무조건적
으로 무한히 확대하는데 동의했다는 점이다.

조약을 계속해서 확대하는 것은 우리 역사상 새롭고 더 희망찬 시대를
열었다.

이는 우리가 핵전쟁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조약 당사국들은 다음달 뉴욕에서 조약이 설정한 목표의 달성과정을
검토한다.

NPT의 효율성과 핵 무장해제의 속도에 대해 많은 토론이 있을 것이다.

철저하고 균형잡힌 토론을 통해 조약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것이다.

그렇지만 지구촌에는 여전히 핵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미국에서조차 핵실험금지조약(NTBT)을 의회에서 인준받는데 실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 행정부는 의회와 발전적인 논의를 거쳐 조약인준을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물론 미국은 98년 이후 1만3천개의 핵탄두를 해체하는 등 핵 무장해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또 미국은 러시아등 핵강대국과 사전협의없이 일방적으로 핵무기를 늘릴 수
없도록 하는 장치도 마련해둔 상태다.

미국은 군사용 플루토늄 배치 문제뿐 아니라 군사용 원자로 시설의 폐쇄를
위해 러시아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92년부터는 핵반응물질의 생산도 전면 중단했다.

그러나 핵무기 위험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핵무장 해제라는 최후의 목표까지 가려면 갈 길이 멀다.

아무튼 앞으로도 핵 무장해제와 NPT의 이행여부를 둘러싸고 먼 길을 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엄격한 금지조약을 강제하지 않을 경우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따라서 전세계 모든 국가에 이 중요한 조약을 준수하고 더욱 강화하도록
촉구해야 할 것이다.

< 정리=박영태 기자 pyt@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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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체결
30주년을 맞아 지난 7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신문에 실은 기고문을
정리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