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스사가 단기간에 급속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객관적 상황과
주관적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로 보인다.

금융구조조정으로 금융권에 공백이 생겼고 시중금리가 급락한 것이 객관적
배경이다.

여기에 규제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서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편 덕분이다.

급성장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들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기관이 아니면서 금융기관인 것처럼 과장광고를 하고 있어 투자자들을
기만한다는 비판을 받는 곳도 상당수 있다.

예금을 받을 수 없게 돼 있는데도 사실상 예금을 받는 곳도 꽤 있다.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제시했다가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경영진이
잠적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물론 모든 파이낸스사가 이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파이낸스사중 대기업.금융기관이 설립한 자회사, 금융컨설팅 회사, 인수합병
(M&A) 중개회사, 외자도입 알선회사 등은 일반인을 상대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

문제가 되는 곳은 "주주모집" "출자모집" "투자자모집" 등을 내걸고 서민들
로부터 유사예금을 받고 있는 곳들.

부산지역 80여개 등 전국에 1백~1백50개 파이낸스가 해당된다.


<> 성장배경 =지난해 금융권 구조조정의 여파는 부산지역에 일종의 "금융
공황"을 불러 왔다.

5개 종금사중 4곳이 사라졌고 동남은행이 무너졌다.

중소기업이나 서민들 입장에서 보면 대출창구가 갑자기 좁아진 것이다.

특히 신용도가 좋지 않고 담보물도 없는 사람은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
해졌다.

금융공황상태는 50%에 육박하는 금리로 대출하는 파이낸스사가 들어설 수
있게 했다.

시중금리가 급락한 것도 파이낸스사를 도왔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서 연 20%대의 예금금리를 경험한 고객들에게
연 8%대 은행금리는 성에 차지 않는다.

고수익을 제시하는 곳이 나타나면 투자하려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형성돼
있었다.

파이낸스사에 대한 규제가 전혀 없다는 것도 한 몫을 했다.

회사를 설립하는 데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자본금 5천만원 이상만 있으면 된다.

사채업자 퇴직금융인들에들 사이에 설립붐이 일어날 만하다.

게다가 파이낸스는 아무런 감독도 받지 않는다.


<> 편법으로 만들어진 금융상품 =파이낸스사는 금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예금을 받아서는 안되지만 이들은 편법을 써서 빠져 나갔다.

"예금"이 아니라 "출자"라고 하면 정부당국의 단속을 피할 수 있다.

결국 은행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똑같은 구조의 상품을 내놓았다.

J파이낸스는 "골든복리투자" "만족정기투자" "큰수익행복투자" "알뜰분할
투자" 등 4가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각각 3개월 6개월 9개월 12개월 2년 3년짜리 등으로 만기가 세분화돼 있다.

연 18~25%의 확정수익을 보장하고 수익금을 매달 지급한다고 한다.

은행상품과 똑같은 구조의 상품이지만 수익률은 3배 수준으로 내놓은
것이다.

대부분 연 25~35%다.

고금리에 목말라하는 서민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일부 파이낸스사는 수천만원짜리 경품을 내걸기도 한다.

한 파이낸스사는 3억원을 1년간 맡기면 EF소나타 한대를 주겠다고 선전하고
있다.

물론 연 25%에 육박하는 수익금과는 별도다.

1천5백만원 이상을 선이자로 주는 것이다.

C파이낸스는 한 상품의 9번째 99번째 9백99번째 고객이 5백만원 이상을
넣으면 각 순번에 1만원을 곱한 금액을 주겠다고 내걸었다.

9백99번째로 5백만원을 입금한 사람은 입금과 동시에 원금의 두배인
9백99만원을 상금으로 받게 되는 것이다.


<> 문제는 없나 =파이낸스사의 문제점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예금자보호가 안된다는 점이다.

파이낸스사는 사설기관에 불과하기에 정부가 투자자들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

파이낸스사가 무너지면 투자자들은 그 어디에서도 돈을 찾을 수 없다.

다음으로 파이낸스사에 대한 감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파이낸스사의 부실이 어느정도인지, 경영진이 출자금을 빼돌리지는 않았는지
누구도 알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금융사고의 개연성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 김인식 기자 sskiss@ >


[ 파이낸스/은행/상호신용금고 비교 ]

<> 성격

- 파이낸스 : 상법상 주식회사(금융기관 아님)
- 은행 : 금융기관
- 상호신용금고 : 금융기관

<> 설립최저자본금

- 파이낸스 : 5천만원
- 은행 : 1천억원(지방은행 2백50억원)
- 상호신용금고 : 특별시소재 60억원 광역시소재 40억원 일반 20억원

<> 예금(수신)

- 파이낸스 : 금지
- 은행 : 가능
- 상호신용금고 : 가능

<> 대출(여신)

- 파이낸스 : 가능
- 은행 : 가능
- 상호신용금고 : 가능

<> 동일인여신한도

- 파이낸스 : 규정 없음
- 은행 : 자기자본의 20%
- 상호신용금고 : 자기자본의 10%

유가증권투자한도

- 파이낸스 : 규정 없음
- 은행 : 자기자본 범위 내
- 상호신용금고 : 자기자본 범위 내

<> 감독법

- 파이낸스 : 규정 없음
- 은행 : 은행법
- 상호신용금고 : 상호신용금고법

감독기관

- 파이낸스 : 규정 없음
- 은행 : 금융감독원
- 상호신용금고 : 금융감독원

건전성 기준

- 파이낸스 : 규정 없음
- 은행 :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
- 상호신용금고 : 위험기준자산대비 자기자본비율 5%

<> 파산시 예금자보호

- 파이낸스 : 안됨
- 은행 : 원금 전액 보상
원금/이자합계액 2천만원 이하시 이자도 보상
- 상호신용금고 : 원금 전액 보상
원금/이자합계액 2천만원 이하시 이자도 보상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2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