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직장생활에 쫓기다 보니 취미생활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필자가 이런 와중에서도 가능한한 빠지지 않고 나가려 애쓰는 모임
이 하나 있다.

그 모임은 바로 영원한 바둑광들의 모임인 "초토회"다.

초토회는 8년전 시청부근 직장인들중 강1급 기력을 지닌 바둑매니아 10여명
이 모여 결성했다.

매월 첫번째 토요일을 정기모임일로 하면서 모임이름도 "처음 토요일"이란
의미의 초토회로 결정됐다.

이후 모임을 계속하면서 회원이 꾸준히 늘었다.

한때 25명선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다소 줄어 15명선이다.

해외지사 파견, 지방전근, 전직 등에다 재작년부터는 IMF 경제한파의
후유증까지 겹친 탓이다.

현재 모임의 회장은 만날때마다 첫인사로 "OK"를 연발하는 미스터오케이
유관영 산업연구원(KIET)산업국제화실장이다.

총무는 매사에 헌신적이어서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정희종 포스에너지
총무팀 차장이 맡고 있다.

초기에는 서울시청 뒤 서울기원에서 모임을 자주 가졌다.

점차 회원들이 주소를 강남으로 옮겨 가면서 지난해 봄까지는 아시아선수촌
앞의 건우바둑살롱에 모였다.

지금은 동부그룹 중견간부로 다년간 재직한 창립멤버중의 한사람 이관찬
회원이 지난봄 지하철3호선 역 입구에 오픈한 "인터넷바둑살롱"을 베이스캠프
로 하고 있다.

회원중 최강자는 김달수 쓰리에이테크 사장이다.

전국규모의 대학생바둑대회와 직장인바둑대회에서 우승한 화려한 전력의
소유자다.

최근에는 바둑TV에도 여러차례 출연하여 회원들과 주위에서 한때 "준스타"
로 대접받기도 했다.

언제부턴가 "초토회"가 "매토회"로 바뀌어가고 있다.

토요일마다 나오는 회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원인이 IMF 경제한파에 따라 얄팍해진 주머니사정에도 있는지 모른다.

아무튼 주말이면 언제나 날 기다려주는 오랜 벗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일이다.

최근엔 3년전 효성물산 런던지사로 파견나갔던 손병용부장이 본사로 돌아와
전 회원들의 열렬한 환영속에 다시 합류하는 경사도 있었다.

머지않아 KIET북경사무소에 나가 있는 조현태 박사도 감격스런 재회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