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는 우리나라와 여러모로 닮았다.

금융위기와 외환위기가 한꺼번에 몰아닥쳤다는 점이 우선 그렇다.

위기 당시의 경제상황이나 위기원인도 비슷하다.

멕시코는 발빠른 대응책으로 위기수습에 성공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멕시코와 같은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원인과 현상이 같다고 결과마저 같을 것이라고 장담할수는 없기 때문이다.

<> 금융위기 발생원인 =멕시코는 91년이후 페소화에 대한 평가절하를
인위적으로 억제했다.

환율이 고평가돼 있던건 당연한 일.

게다가 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됨에 따라 수입이 급증하면서
경상수지적자가 급속히 확대됐다.

그렇지만 멕시코정부는 페소화가치를 유지하는데 전력투구했다.

보유외환은 바닥을 드러냈다.

외환보유액은 93년말 2백51억달러에서 94년말 63억달러로 줄었다.

외국인들의 신뢰도도 저하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통령후보가 피살되는 등 정치사회불안도 최고조에
달했다.

이는 결국 94년말 페소화가치 폭락으로 귀결됐다.

페소화가 폭락하자 외국인투자자들도 주식및 채권을 투매했다.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은 급증하고 금융시스템은 위기에 빠졌다.

<> 금융위기 수습대책 =금융위기와 외환위기가 한꺼번에 왔기 때문에
스웨덴이나 칠레와는 수습방법이 달랐다.

스웨덴과 칠레가 "자국내 해결"원칙을 지향했던데 비해 멕시코는 "외국인에
의한 해결"을 시도했다.

단적인게 외국인의 은행인수 허용.

95년2월 NAFTA회원국은행에 은행매수를 허용했다.

은행감독및 건전성규제를 강화, 외국자본의 유입을 촉진했다.

멕시코에서 영업하는 NAFTA 회원국은행의 시장점유율 제한도 완화했다.

개별은행의 한도를 1.5%에서 6%로 늘렸다.

전체 한도도 6%에서 25%로 확대했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가 터지자마자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을 외국에
매각하겠다는 일정을 밝힌 것과 흡사하다.

다만 3대은행에 대해선 외국인매수를 불허했다.

지분한도만 30%에서 49%로 늘렸다.

어떡하든 최대은행만은 고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멕시코는 이와함께 특별신탁기금을 설립, 은행들에 후순위대출을 실시했다.

대출구조조정계획도 실시, 채무자의 상환부담을 덜어줬다.

아울러 예금보험기구를 통해 부실자산을 매입한뒤 국내외투자자들에게
경쟁입찰을 통해 매각했다.

<> 대책 추진결과 =GDP의 12%인 3천7백98억페소를 투입했다.

이 결과 96년들어 빠르게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

경제안정화대책, 국제적인 금융지원, 강력한 금융구조조정 개혁조치 등이
어우러진 덕분이다.

은행 연체비율은 95년9월말 15.2%에서 96년말 11.9%로 낮아졌다.

자기자본비율은 95년2월 8%에서 97년11월 16.3%로 높아졌다.

외국인이 소유한 은행도 94년말 3개에서 96년말에는 19개로 대폭 늘어났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