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20일 새 경제팀이 처음 내놓은 금융시장안정화대책의 보완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 대책마저 실패로 돌아가면 우리 경제가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추락하고 만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자칫 정부와 민간경제계의 대결양상으로 비쳐져 내외 투자가들에게 불안감
을 줄 수도 있다는 위험부담을 안고서도 후속조치를 촉구한 것을 보면
그렇다.

재계가 문제삼고 있는 것은 이번 금융시장안정화대책에 "결정적인" 것이
몇가지 빠져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선 들 수 있는 것이 기업자금조달난의 해소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실물경제의 회복을 촉진할만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이 활력을 갖고 적극적인 경영활동에 나서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흘러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경제5단체 부회장들이 정부에 촉구한 한국은행의 총액대출한도 확대가
대표적인 보완책이다.

현재 금융기관이 한은에서 빌어쓰고 있는 돈은 모두 3조1천억원 정도.

이를 9조원 규모로 확대하면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에도 돈이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재계의 계산이다.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재정출연을 1조원까지 늘려달라는 요구도 같은
맥락이다.

재계가 꼽는 두번째 후속대책은 증시안정화대책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증시야말로 금융시장 불안 여부를 판가름하는 바로미터"
라며 "신경제팀이 금융안정대책을 내놓았는데도 불구하고 주식값의 폭락이
계속되면 국가신인도는 올라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전경련은 현재 시가총액의 4.8%에 불과한 연기금의 주식투자규모
를 10% 수준까지 높여주고 자사발행주식수의 10%로 제한돼 있는 상장법인의
자사주 취득범위도 15%까지 확대해 주면 증시의 조기안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IBM사도 지난달 증시위기 때 자사주를 30% 가까이 매입,
증시안정에 기여했다는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재계가 금융시장안정화대책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또 다른 과제는
구조조정지원책이다.

경총 관계자는 "금융기관의 강제적 통폐합을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정리해고
가 허용돼지 않는 상황에서 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시적인 정리해고제의 허용을 요청하는 재계의 논리인 셈이다.

전경련 손병두 부회장은 "기업자금 조달난 해소와 증시 안정을 위한 후속
조치들만 보완되면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은 조기에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설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1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