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추석때 고향을 다녀온 사람은 누구나 획기적인 교통소통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을 것이라고 본다.

서울~부산구간이 최고 20시간이 걸렸다니, 이는 미국이나 유럽에 간 것과
비슷한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물론 평소에도 이렇게 교통체증이 심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좁은 국토를 가진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도로를 새로 만들고
기존의 도로를 확장해도 늘어나는 자동차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우리나라의 경제는 아직도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인은 우리나라
상품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진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다 교통체증으로 인해 물류비용이 외국에 비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간다.

한 예로 서울~부산간 컨테이너 운송비가 부산~LA간 운송비보다 10배나
더 들어가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런 여건에서 국제경쟁력이 회복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교통체증심화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물류비가 지난 91년 연간 2조원에서
최근엔 무려 10조원을 웃돌고 있다고 한다.

내년도 우리나라 예산의 약15%정도가 길에서 헛되이 버려지는 셈인 것이다.

첨단 정보화사회에 있어서 시간의 중요성은 더 이상 설명이 따로 필요없다.

따라서 가고 오는데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잃는 셈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좁은 공간에서 10여시간씩 버티고 있으면 체력소모가 엄청나
다음날 출근에도 지장을 가져올 뿐 아니라 출근해서도 노동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최악의 교통체증현상을 체험하면서 지금 우리의 교통여건이
도로확장이나 신설과 같은 정도의 대책으로는 해결되어질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이 발생될 것을 예상하여 지난92년 경부고속철도 건설
사업에 착공하였다.

그러나 이 사업은 우리가 처음 해보는 사업이기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으며, 심지어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시되었다.

그렇지만 이 사업은 ''하느냐 마느냐''라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비가
다소 많이 들더라도 우리가 반드시 건설해야만 할 필연적과제''라고 생각한다.

고속철도건설은 앞날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적인 사업이다.

지금 다소 문제가 있고,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사업을 완수시킨
다면 우리나라를 경제 사회적으로 재도약시킬 수 있는 국토의 대동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송성태 <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홍보팀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