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너의 대중화 시대가 열렸다.

최근들어 20만~30만원대 저가 보급형 제품이 잇달아 선보이면서 프린터와
마찬가지로 스캐너가 컴퓨터 필수 주변기기로 자리잡고 있다.

그동안 전자출판(DPT)과 그래픽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던 스캐너는 최근들어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은 물론 전자앨범 전자스크랩 등으로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또 스캐닝한 문서를 워드프로세서의 문서파일로 곧바로 전환시켜주는
소프트웨어(SW) 보급이 크게 늘어난 것도 스캐너 대중화에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보급형 스캐너의 인기는 지난 8월 세진컴퓨터랜드가 마련한 세일행사를
통해 여실히 증명됐다.

스캐너 2천대를 초특가인 18만원에 내놓자마자 전체 물량이 순식간에
동나버린 것.

이에 따라 세진은 컴퓨터 구입시 스캐너를 공짜로 끼워주는 방식으로
대대적인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용산전자상가 등의 스캐너 전문매장에서 20만원대 보급형 제품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모델은 큐닉스컴퓨터의 "큐씨네 스캔", 제이씨현시스템의
"라이브스캔 330P", 오림전자의 "S-스캔", 유니코시스템의 "파라곤 600IIN"
등을 꼽을수 있다.

또 30만원대 제품으로는 한국휴렛팩커드의 "스캔젯5P"를 비롯 한국엡슨의
"GT-5000+", 디스코프코리아의 "아스트라 600S" 등이 관심을 모은다.

현재 대부분의 보급형 스캐너는 팩스나 프린터처럼 이미지를 위에서 아래로
스캐닝하는 플랫베드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기존의 시트형및 핸디형 제품은 플렛베드 방식에 비해 가격및 성능 경쟁력이
뒤져 수요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또 데이터 전송방식에 따라서는 SCSI방식, AT-BUS방식, 패러렐방식 등으로
나눌수 있는데 저가형 제품에서는 속도가 다소 느린 AT-BUS방식이 주로
채용되고 있다.

반면 SCSI방식은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스캐너를 구입할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으로
사용목적을 꼽는다.

스캐너를 문자인식이나 전자앨범및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에 주로 사용할
일반적인 이용자라면 굳이 고성능 스캐너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3백dpi정도의 수평해상도를 지원하는 제품이면 사용에 큰 불편함이 없으며
번들로 제공되는 OCR(문자인식기) 등의 프로그램에도 지나치게 현혹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프린터와 스캐너 기능이 결합된 신제품이 잇달아
선보이며 스캐너의 활용 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인기스타의 사진을 스캐닝해 컴퓨터 바탕화면에 저장하는 데서 한걸음
나아가 사용자의 얼굴사진을 스캐닝해 근육질 배우의 사진과 합성하고 자신의
찍은 사진이미지를 T셔츠에 프린팅하는 등의 방식으로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