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앞두고 1인당 한대의 컴퓨터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사무실마다 컴퓨터 프린터 복사기 등이 책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사용하지도 않는 컴퓨터나 프린터 등을 켠 상태로 방치해 두기
때문에 발생하는 전력손실, 끊임없이 돌아가는 냉각팬의 소음, 인체에
유해한 전자파와 가스의 발생, 사무기기에서 발산하는 열기, 또 이 열기로
인해 추가 부담되는 냉방전력 소모는 실로 엄청나다.

일반적으로 처음 컴퓨터를 부팅할 때 소요되는 시간은 1~3분으로
4~12W이다.

10시간동안 컴퓨터를 켜놓았다고 가정할때 적어도 2천5백W가 소비된다.

이러한 전력이 컴퓨터 부팅에 쓰인다면 아마 그 컴퓨터는 타버리거나
심각한 손상을 입을 것이다.

그리고 컴퓨터를 자주 켰다 껐다하면 보드나 부품이 열과 냉각 사이클의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그렇지만 원칙적으로 컴퓨터를 20~30분이상 필요로 하지 않을때 꺼놓는
것은 열 충격을 일으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기계의 수명을 연장해
준다.

컴퓨터를 자주 끄는 것은 고장의 원인이 아니다.

이것은 오래 전 대형컴퓨터를 사용할때 컴퓨터를 끄다가 하드디스크의
충돌을 가져왔던 ''공룡시대''의 경험을 PC시대에도 적용한 잘못된 생각이다.

스크린세이버가 에너지절약에 일조를 한다는 것은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다.

스크린세이버의 본래 목적은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은채 켜 놓아
메뉴막대나 툴막대 같은 자국이 스크린에 새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본래 목적보다 오히려 화려한 그래픽과 엔터테인먼트
차원의 활용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어 전원을 더 잡아 먹는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에너지를 적게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전원을 켜놓은 때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모니터는 항상 전등이 켜있는 것과 같으며 컴퓨터 본체도 쉴새없이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출근하자마자 전원부터 켜는 것은 아마도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일 것이나 전원세이버(예열장치나 스크린세이버)가 작동되어도 새로
가동하는 시간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조금만 느긋하게 마음을 가져보자.

고양석 < 서울 노원구 공릉2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