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계절의 변화에 따른 준비에 마음들이 조금씩 분주해지기 시작하는 때이기
도 하다.

장마철에 대비해 집안 곳곳을 정리해 두어야하는 주부들의 머릿속은 무엇
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생각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25시간을 부여받은 사람은 없다.

이렇듯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하면 풍족하고
윤택하게 잘 활용할 수 있을까.

바로 현실을 바탕으로 충실하게 준비한 시간계획이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

초등학교시절,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책상에 앉아 먼저 동그라미를 크게
하나 그리고 그 안에 크고 작은 피자 조각 모양으로 시간을 분리해서
생활계획표를 만들어 본 추억을 우리들 대부분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해마다 맞이하는 계적이나 방학을 준비하는 개인적 노력이 이러할진대
21세기를 맞이하는 우리나라도 국민개개인이 국가적 차원의 생활계획표를
작성해야 할 때라는 인식하래, 우리 통계청은 국민들의 하루 24시간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알차게 생활을 계획하도록 도와줄수
있는 ''생활시간활용조사''를 준비중이다.

주부들으 가사노동시간은 줄고 있는지, 친구와의 만남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세대는 누구인지, 가장들의 일요일은 어떤 모습인지, 잠자는
시간은 줄고 레저활동 시간은 늘었는지 등을 이 조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나이와 나타나는 시간사용 형태와 삶의 모습을 파악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한정된 예산으로 국민이 원하는 정책이라든지 사업을 추진
하는데 있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필요성으로 인해 다른나라에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실시하고 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21세기형 시간계획표 마련에 필요한 정보를
우리도 이제 만들려 한다.

''계획없이 질주하는 것보다 위험한 것은 없다''는 옛 철인의 가르침을 새삼
음미하면서...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