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정경유착, 경영자의 저돌적 공격경영, 무리한 사업다각화, 과잉
설비투자"

90년대들어 부도를 내고 쓰러진 대기업의 공통점이다.

지난 93년의 한양을 비롯 <>95년의 유원건설과 덕산그룹 <>96년의 우성건설
과 건영 <>97년의 한보철강이 그렇다.

이들의 소유주는 대부분 정치권력과 막연한 관계를 맺었고 이를 바탕을
금융권의 대출을 자유자재로 활용했다.

더욱이 기업환경변화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저돌적 공격경영을 모토로 무리한
사업다각화를 꾀했는가 하면 과거의 향수에 젖어 부동산투자에 전력을 쏟아
붓기도 했다.

그러나 쉽게 쌓은 성이 쉽게 무너지듯 이들은 밀려오는 변화의 물결앞에
속수무책, 두손을 들고 말았다.

그 파장은 사회경제적 전체에 드리워졌고 부담은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왔다.


<> 지나친 정경유착

=한보그룹의 정태수 총회장은 논외로 치더라도 한양과 덕산그룹 등이 정경
유착을 바탕으로 비약적 성장을 꾀했다.

배종열 전 한양회장은 한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간뒤 정치권에 대한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됐다.

덕산그룹은 박철웅 창업주와 그의 부인 정애리시씨의 로비를 바탕으로
급성장한 케이스.

당시 호남지역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던 박씨와 정씨는 이를 바탕으로
충북투금을 인수하는 등 덕산그룹을 반석위에 올려놓았고 그의 아들 박성섭
회장을 신흥기업가로 키워냈으나 결국엔 박회장과 모친 정씨는 구속되는
파국을 맞고 말았다.

건영의 엄상호 회장도 대구경북지역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성장한 사례로
꼽힌다.

엄회장은 몇년전만해도 최고통치권자와 독대를 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로비력이 왕성했으나 변화된 시대를 거스르지는 못했다.


<> 2세경영의 한계

=이들 기업이 2세경영시대에 와서 종말을 맞았다는 점도 닮은 꼴이다.

유원 덕산 우성 한보철강이 모두 창업1세가 직.간접으로 손을 떼자 자금난에
휘말렸고 창업1세의 동분서주에도 불구하고 파국을 맞았다.


<> 처리과정

=이들 거대기업은 모두 법정관리를 거쳐 제3자에게 인수되는 과정을 겪었다.

한양의 경우 산업합리화업체로 지정된뒤 주공에 인수됐다.

유원건설은 대성목재 등 계열사들과 함께 지난 23일 부도난 한보그룹에
넘어갔다.

우성건설도 한일그룹이라는 새주인을 맞이했으며 건영은 현재 새주인을
애타고 찾고 있는 상태다.

한보철강도 당진공장이 완공되는대로 새로운 주인을 찾아갈 전망이다.

이들 기업의 인수형태는 "법정관리-인수기업 결정-자산부채 실사-인수조건
확정"이라는 절차를 거쳤으며 부도부터 최종 인수조건이 확정되기까지는
대략 1년정도가 소요됐다.


<> 특혜시비

=이들의 처리과정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바로 새로운 주인의 성격.

이들 기업은 덩치가 크고 잠재자산가치도 제법이다.

단지 형식적으로 부채가 자산을 초과할 뿐이었다.

따라서 인수기업은 헐값에 이들 기업을 가질수 있었으며 절차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특혜의혹"을 내포하고 있다.

주공이야 공기업이라 논외로 친다고 해도 유원건설과 우성건설을 인수한
한보그룹과 한일그룹이 그렇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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