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전대통령은 27일 재임기간중 5천억원의 통치자금을 조성, 3천3백억원
을 쓰고 남은 돈은 1천7백억원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으로 있었던 지난 88년 2월부터 93년 2월까지 5년동안 매일매일
2억7천4백만원의 비자금을 받아 1억8천1백만원을 쓰고 9천3백만원을 "착복"
한 셈이다.

"5천억원"은 일반인들에게는 상상하기도 힘든 규모의 돈.

4328년전에 나라를 세웠던 단군할아버지가 지금까지 매일 32만원을 용돈
으로 쓸 수 있을 정도의 돈이다.

물론 이자는 따지지 않고 원금만 계산했을 경우다.

월평균 2백만원(연봉 2천4백만원)가량의 일반직장인이 5천억원을 만들려면
한푼도 쓰지 않고 그대로 저축한다해도 무려 2만8백33년이 걸린다.

5천억원을 길이가 16.1cm인 1만원으로 깔아 놓을 경우 총길이는 8천50cm
에 이른다.

이는 경부고속도로(총연장 4백44.5km)를 18번 왕복하는 거리다.

1만원권의 너비(7.6cm)를 감안하면 경부고속도로의 최소한 한 차선은
꽉채울수 있는 분량이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