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 대우경제연구소 소장 >


근래 국제금융시장은 우리기업들의 입장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두가지
줄기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하나는 금리수준의 재상승이고 다른 하나는
금융시장구조나 질서의 변화이다.

금리수준 측면에선 작년 10월중순께 사상최저수준인 5.78%까지 떨어졌던
미국의 장기금리(TB30년)가 세계 경기회복과 함께 상승세를 지속해 근래
7.6%이상까지 오르는등 반전의 기운이 제법 강하다.

이과정에서 각국 정부는 재할인율인하등 금리인하 노력을 기울인 결과
단기금리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 계속 머물면서 장단기금리 격차는 벌어지는
단계에 있다.

한편 국제금융시장구조측면에선 각국의 규제완화와 통신기술의 발달등으로
세계금융시장의 통합화가 빠르게 진행됨과 동시에 금융규제의 국제표준화,
증권형태의 금융거래 비중증대, 다양한 신금융상품의 등장이 돋보인다.

이상의 변화는 마침 국제화 개방화시대를 맞이해서 탈바꿈을 시도하려는
우리기업들에 새로운 안목을 갖기를 요구한다.

첫째 외자는 무조건 유리하다는 인식은 반드시 옳지 않다는 점이다.
경제가 성숙화되어가는 한국에서는 장기금리의 상승가능성은 낮은 반면
산업구조조정끝에 경기회복이 시작되는 선진국에서는 장기금리 상승가능성
이 과거 몇년보다는 높기 때문에 원화와 외화이자율간의 격차는 줄어들
가능성이 더욱 크다.

또 자금조달비용은 금리만이 중요한게 아니라 환율예상이 중요한데 자본
시장개방기에 들어선 한국통화는 자본수지계정에선 절하압력을 심하게 받는
동시에 무역수지계정에선 절상압력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쉽게 결론내기
어렵다.

그런만큼 자금의 용도가 국내 사업용인지 외화획득사업과 관련된 것인지
충분한 고려가 없으면 자금조달방식(통화나 형태)에 따라 커다란 외환평가
손실을 맛볼수 있다.

이런차원에서 주로 해외투자자금 조달시 외화표시 프로젝트금융을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 또 자본자유화일정보다도 자유원화시대가 빨리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우리나라 기업입장에서 환위험이 없는 원화표시 유러
본드 발행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새로운 국제금융여건을 활용, 국제적 영업활동을 활성화하고 장기
저리의 해외자금조달을 확대해서 국제경쟁력제고를 위한 투자촉진이 시급한
과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이와관련 몇가지 고려사항이 있다.

먼저 (1)해외금융시장활용능력을 제고시킬 내부적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기업자체의 체질강화, 재무구조의 건전성
제고, 국내시장에서의 신뢰성제고, 자체기술능력의 과시등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2)차입시장및 적절한 차입형태(수단)의 선택문제이다.

현행 규정상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차입에 있어서 상업차관의 경우
사회간접자본 투자용시설재도입을 위해서만 허용되고 있고 외화증권의
경우에도 일정한 발행자요건및 자금용도등에 대해서만 허용되고 있어
차입시장및 차입수단에 대한 기업들의 선택도 제한적일수 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차입시장과 차입수단을 선택할지는 조달자금의 용도와 차입자
의 신용등급에 주로 달려 있다고 할수있다.

현재 해외투자및 사업용 국제신용등급이 "BBB"이상인 기업의 국산대체
불가능 시설재도입, 최신 기술용역비및 도입비등을 용도로 해외자금을 차입
하는 경우에는 모든 종류의 유가증권을 발행할수 있어 비교적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따라서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들(최하 BBB이상이나 주로 A등급이상)의 경우
에는 양키본드 중기사채 유러시장에서의 보통채발행이 적합하다고 할수있다.
그러나 신용등급등의 제약때문에 고정금리채 등의 발행이 어려운 기업들
로서는 변동금리채나 주식연계증권 등의 발행에 의존하여야 할것이다.

한편 역외(off-shore)금융의 이용을 활성화시켜야 할것이다. 현재 국내
금융기관이 비거주자로부터 차입하여 비거주자 앞으로 대출하는 경우
법인세가 면제되고 있으므로 국내금융기관이 외화를 국외에서 차입하여
국내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앞 대출시에는 역외금융으로 간주되어 조세혜택을
누릴수 있을 것이다.

다만 국내금융기관과 조세당국간의 실무처리상 이견때문에 현시점에서는
그 실효성이 문제되고 있으므로 이에대한 제도적 보완이 요망된다.

또한편 우리나라 기업의 국제화 진전과 신인도 수준향상에 따라 런던증권
거래소 또는 홍콩증권거래소등 외국의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직접 상장
시키기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

(3)앞으로 가속화될 금융의 국제화와 자본자유화의 진전으로 국내자금시장
이 국제자금시장에 통합되면 기업들의 대외활동영역이나 대외결제및 지급의
자율성이 높아지는 반면에 환율 금리 신용위험등 불안정해지는 가격변수에
의한 경영위험이 커짐으로써 위험관리를 위한 새로운 기법이 요구된다.

또한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및 운용규모가 커지고 빈번해짐에 따라
금리및 환율변동위험이 갖는 경영상 의미도 커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의 경우에도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옵션.선물.스와프등)
거래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파생금융상품거래는 단순히 금융자산가격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좀더 적극적인 활용에 의해 전통적인
금융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았던 금리구조나 만기 등을 가진 신상품(특히
채권관련)을 창출함으로써 다양해지는 경영활동에 적합한 자금흐름을
유도해 낼수 있다.

셋째로 특히 강조되어야 할 점이 있다. 돈 빌리는 기법보다는 빌린돈을
효율적으로 굴리는 일이 몇배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기업의 해외투자능력배양을 위해 현지화, 독점적 우위요소 확보, 그룹이나
기업차원의 사업구조조정, 세계차원의 거점 네트워크화등 하나 하나가
남다른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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