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12일 주러시아 한국대사의 공용1호차량이 도난당한데 이어
17일낮 대사가 임시로 타고다니던 승용차마저 잃어버린 사건이 발생해
여러가지 개운찮은 뒷맛을 남긴다. 외교관,그것도 대사의 공용1호차량이
도난당했으니 러시아의 치안정책이 얼마나 한심한 것인가하는 설명이 우선
성립된다. 그것도 유혈사태이후 모스크바에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매일
수천명의 범법및 우범자들이 연행되고 있었던 와중에 말이다.

어떻게 차량을 관리했길래 대사의 차까지 도난당하기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질문도 당연히 따라온다. 더구나 현지채용 운전기사가 대사의 차를 몰고
점심을 먹기위해 집에 들렀다 차를 도난당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관리의 부재인 것이다.

선진국들처럼 본국에서 운전기사까지 데려오는 보안의 철저성은
차치하더라도 현지인 운전사가 제멋대로 대사의 차를 몰고 다녔다는 일은
설명의 여지가 없다.

대사가 차를 도난당하고나자 졸지에 공관의 공용차가 없어졌다는 것이
두번째 줄거리다. 원래 2호차가 있지만 고장나 차고속에 들어간지가
4개월을 넘고있다. 문제의 도난차는 벤츠,문제의 고장차는 국산승용차다.

대사관은 벌써 몇달전부터 현대사무소측에 수리를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그래서 대사는 오늘은 김공사 내일은 이공사의 벤츠를
빌려타고 있다.

1호차를 도난당하는 대사관,그리고 대사의 차를 고장4개월째 방치하는
기업의 못난 자화상들은 다름아닌 한국경쟁력의 수준을 웅변하고 있다.

모스크바의 한민커뮤니티에서 최근 두달동안만도 KOTRA와 조흥은행의
차량이 도난당했으나 모두 볼보며 BMW등 고급차종들이었다. 현대와 쌍용
대우와 기아는 올해만도 1만대의 차량을 러시아에 수출해 내고있지만
대사에서부터 일반주재원들에 이르기까지 그누구도 국적차를 타려하지는
않는다.

대러시아 수출 1만대면 국별로는 독일에 이어 2위가 되지만 기업들은
서비스센터도 없이 완성차만 실어내고 있다.

그러니 한번 융단폭격처럼 실어내면 그뿐 시간이 지나면 시장은
자동상실이다.

결국 세계7위의 자동차생산국인 한국대사관앞에는 제3세계의 국가들처럼
벤츠만이 즐비하고 그래서 절도범들을 유혹한다.

며칠이면 부속을 모두 빼간 대사의 벤츠가 발견되겠지만 잃어버린
한국관료 한국기업의 경쟁력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