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사 퇴진을 둘러싸고 대법원과 변협 등 재조.재야 법조계가 첨예
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대한변협이 5일 김덕주 대법원장.안우만 법원
행정처장의 퇴진을 공식 요구하고 나서 사법부개혁 파문이 극한대결 양상
으로 번지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이세중)는 이날 상임이사회를 열고 사법부의 파행
적 운영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 대법원장과 안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사퇴를 촉구하기로 결의했다.
변협이 현직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한 것은 85년 법원인사파동 당시
유태흥 대법원장 사퇴권고결의 이후 처음있는 일로 주목된다.
변협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사법부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잘못된 과거부터 청산해야 한다
"며 "과거 사법부가 정치권력에 영합해 사법권의 독립을 지키지 못하고
정의와 법과 상식에 맞지 않는 판결을 내린 잘못을 반성하고, 사법부의
참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법원 수뇌부의 퇴진 등 전면개편이 요청된
다"고 주장했다.
변협은 또 "최근 재야법조계의 사법부 개편과 개혁요구에 대해 대법원
이 이를 `사법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비난한 데 이어 `정치판사는
과거에도 없고 현재에도 없다''고 강변한 것은 사법부의 수뇌부에 아직도
개혁의지가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김 대법원장과 안 법원행정처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변협은 이와 함께 대법원이 이날 발표한 사법부 개혁방안에 대해 "전
혀 새로운 내용이 없으며 잘못된 과거에 대한 깊은 자기반성과 참회가 없
어 이를 진정한 개혁안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