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익힌 기술과 비밀사항을 외부에 누설해서는 안되며 이를
어길때 에는 영업비밀침해죄로 처벌받게 됩니다"
기업들은 앞으로 신입사원채용시 이같은 내용의 서약서를 받아야 한다.
회사가 영업비밀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다. 영업비밀이 법의 보호를 받으려면 스스로 비밀유지를 위해
노력했다는것을 증명해야한다.

비밀유지를 위한 조치도 구체성을 지녀야한다. 막연하게 회사정보를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정도로는 안된다.

지난 68년 미국 페어차일드사 임원8명이 모토롤라사로부터
영업비밀침해죄로 고소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페어차일드에서
근무하기 전에 모토롤라의 임원으로 일했다. 모토롤라는 이들이 일자리를
옮기면서 영업비밀을 페어차일드에 부당하게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이들이 처음 입사할때 회사정보를 유출하지 않겠다고 서명했던
계약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법원은 그러나 영업비밀침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종업원들과의 비밀누설금지계약을 체결했으나 그정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명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품의 생산라인이 정기적으로
외부인에게 공개됐다는것도 모토롤라가 패소한 이유중 하나다.

기업이 이처럼 자신의 비밀을 지키려는 철저한 노력을 기울이지않으면
영업비밀은 법적보호를 받지 못한다. 종업원들에게 영업비밀유지의무를
정기적으로 교육하는 한편 정보의 등급을 매기는것도 필요하다. 일정한
지위이상의 임원만 볼수 있는 고급정보와 일반인의 접근이 가능한 정보를
나눠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영업비밀이 포함된 서류에 비밀사항이 담겨있다는 것을 알리고 유출금지를
알리는 경고문을 적는것도 한방법이다. 비밀관리기록부를 작성,영업비밀
관리상태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코카콜라의 원액배합기술은 3중으로된 금고에 비치되어있다. 그곳에
드나들수 있는 사람의 수도 극히 제한돼있다. 비밀에 대한 접근을 아예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이같은 방법은 컴퓨터를 이용한 사무자동화가
보편화되고 통신수단이 발달한 요즘 유력한 비밀보호수단이 될수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전자결재등을 사용할경우 엄격한 패스워드사용이
필요하다.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전문가로부터 정기적인 감사를 받도록
해야한다.

영업비밀보호제도는 선진국기업들이 기술보호를 위한 유력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때문에 상품의 수출입,기술및
경영기법도입,인적교류등에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술도입을 위한 라이선스계약시 기술의 사용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것이
유리하다. 기술사용범위를 정하지 않고 이곳저곳에 기술을 활용할경우
영업비밀침해로 제소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등 선진국들은 영업비밀보호를 지난 50년대부터 실시하고 있다.
보호기법과 법운용상의 경험이 우리보다 훨씬 많다. 더욱이 우리나라에
대해 영업비밀보호조건을 강화하라는 요구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유해독성물질에 관한 바젤협약에 따라 폐기물수출시 우리정부에
제출토록돼있는 성분조사자료가 영업비밀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의
시정을 요청했다. 또 임상실험자료에 대한 보호,영업비밀침해의
소급보호등 여러가지 사항을 요구하고 있다. 이때문에 분쟁이 생길 경우
우리기업이 당분간 열세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윤배변리사는 "영업비밀은 특허공세와 마찬가지로 선진국기업들이
통상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기업들이 영업비밀제도
활용에대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경우 외국기업과의 마찰을 피할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
<조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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