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를 가리켜 흔히 제3의 화폐라고 한다. 플라스틱화폐니
21세기화폐라고 하기도 한다. 앨빈 토플러가 "권력이동"에서 예언한
21세기화폐는 이보다 더 발전된 전자화폐-비디오화면에서 모니터되는
전자펄스(electronic pulse)이지만 신용카드의 화폐역할과 대중화가 갈수록
확대될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1910년 미국의 한 석유회사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신용카드제도가 한국에 도입된 것은 얼마 안됐지만 지난 80년대후반 서울
올림픽을 전후해서 급팽창하여 지금은 4명당 평균 1장꼴로 대중화되어
있다. 지난 91년말현재 전국 신용카드회원은 1,146만명 넘고 가맹점은
70만에 육박하며 작년 한햇동안의 이용금액은 13조5,332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신용카드의 급속한 보급 이용확대와 더불어 많은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분실 도난 위조 연체 보증인 문제와 관련한
카드발급회사,가맹점,가입회원등 3자간의 분쟁이 빈발하고 있다. 당국은
건전한 신용사회 정착과 합리적 카드이용관행을 유도하는 차원을 넘어
통화관리,혹은 과소비억제 명분으로 사용한도를 축소하는등의 강력한
규제와 개입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사용금액증가율이 불과 5. 5%로
89년의 78. 8%,90년의 48. 5%에 비해 크게 진정된 것은 주로 정부의 규제
탓이었다.
이렇듯 관리운영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신용카드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되어 하반기부터 시행될 전망이라고 한다. 진작부터
꾸준히 나돌던 여러갈래의 개선방안들을 재무부당국이 다듬고 종합한
것인데,앞으로 더욱 깊이있는 검토와 여론수렴절차가 있어야겠지만 일단은
긍정적인 내용으로 평가된다. 특히 개인별 신용도에 따른 이용한도
차등화와 연대보증인제의 폐지,할부구매제대신 회전신용제의 도입등은 퍽
전향적인 개선방안이다.
신용카드는 이름 그대로 신용이 그 바탕이고 생명이다. 개인별신용도에
따라 이용한도는 물론 수수료와 금리등 서비스 내용이 달라져야 옳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경쟁이다. 카드회사들은 자기책임하에 신용을
평가하고 고객을 위한 서비스경쟁을 벌여야 한다. 지금처럼 무리한
회원늘리기 경쟁만 벌이거나 가만히 앉아 수수료수입만을 챙겨서는 안된다.
끝으로 전산화를 통한 카드관리강화가 긴요하다. 사고와 분쟁소지를
최대한 예방축소해야 한다.
정부의 개입과 규제대신 자율적인 경쟁바탕위에 발전할 신용카드제도
개선안이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