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정부가 대대륙정책을 둘러싸고 딜레마에 빠져있다.
임금상승 공해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중국공장이전 합작증진등
경제협력이 시급한 과제이다. 하지만 중국의 대만 흡수를 우려하는
대만당국으로서는 이같은 산업계의 요구를 선뜻 들어줄 수만도 없는
처지이다.
대중국 투자확대및 생산설비 이전 필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으나
이에대해 브레이크를 걸어야한다는게 대만당국의 고민이다.
대만경제는 아직 강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1인당 GNP(국민총생산)은 8천8백달러에 달해 지난87년이후 4년만에
약5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작년말 외환보유고는 총8백24억달러로
세계최고를 자랑했다.
하지만 자국경제의 반이상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대만에 심각한
경제문제가 등장하고있다. 그 첫번째 문제는 임금상승. 지난87년이후
매년 두자리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공해문제 지가상승 사회간접자본의 포화등도 대만경제의 발목을
잡을 잠재요인이다.
이같은 문제를 타개하기위해 대만기업이 선택한 길은 저소득 국가에 대한
공장이전및 합작진출. 그간 대만기업들의 해외진출은 동남아시아의
화교경제권 중심으로 이루어져 작년 이지역으로의 해외투자액은
16억6천만달러에 달했다.
동남아에 대한 대만기업의 투자가 절정에 달하면서 대만 각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투자처를 중국으로 옮기려했다. 중국의 투자여건이 동남아보다
더 유리했기 때문이다.
대만 최대민간기업인 대만플라스틱사의 중국진출 움직임은 이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대만플라스틱사의 왕영경회장은 3년전 중국최고실력자 등소평의 제안을
받아들여 대륙에 새로운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에대해 대만당국은 아직도 사업승인을 해주지 않고있다.
"대만플라스틱사가 중국에 진출한다면 다른 업체들도 대륙진출에 열을 올릴
것이다. 이럴 경우 중국은 투자를 인질로 삼아 대만흡수의 기회를 갖게될
것이다"라는게 대만당국의 승인거절 이유이다.
대만정부는 똑같은 이유로 대만.중국간 교역량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대만기업인들은 당국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있다.
이들은 대만이 하이테크화로 나가기 위해서는 협소한 국내시장을 벗어나
거대 중국시장으로 진출해야한다고 강조한다. 대륙시장을 바탕으로
대만산업을 고도화하자는 주장이다.
대륙진출은 해외자금의 과잉유입을 방지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과잉 외화를 중국에 재투자함으로써 중국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외환보유고를 적절히 조절할수 있다는 계산이다.
대만의 노동력부족문제는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이는 현재 추진중인
국가건설 6개년계획(91 96)의 성패를 좌우할만한 사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대만당국자들 조차도 대륙과의 경제협력 증진이 노동력부족 문제를
해결할수있는 지름길임을 인정하고 있다.
그간 대륙에 대한 대항력의 최대 무기였던 경제가 자칫 흐트러질 경우
대만을 통째로 중국에 내주게될지도 모른다는데에 대만당국자의 더 큰
우려가 깔려있다.
<한우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