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들은 멕시코의 가장 큰 골치서리인 이직율을 "무결근땐 보너스-
회유 전력 멕시코사람들이 흔히 쓰는 "아스타 마냐나"는 내일보자는
인사말이다. 그러나 이말은 외국인들에겐 내일까지 일을 미룬다는
부정적인 뜻으로 이해되고 있다. 게으르고 무책임한 일면이 언어속에
배어있다고 혹평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사실 멕시코에 투자하는 기업인들은 이 인사말의 속뜻을 걱정한다. 이는
곧 이직과 결근으로 이어져 공장운영의 성패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우리의 멕시코진출기업들도 이문제에 있어선 예외가 아니다. 우선적으로
넘어야할 고개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업체들은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 이직과 결근방지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중 삼성전자는 여러 인센티브제도입으로 성과를 거두는 대표적 기업
이다. 이 회사가 실시하는 제도로는 무결근보너스(perfect attendance
bonus)모범사원선발 최우수사원선발등 다양하다.
90년부터 시행하는 무결근보너스제도는 1년일 경우 컬러TV 한대와
2백달러,6개월은 1백-1백20달러,3개월은 50-60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한다.
모범사원은 매달 각부문에서 7명을 뽑아 상장과 상품을 주고 사진을
게시판에 부착한다. 다른 근로자들에게 자극을 주고 스스로 채찍질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최우수사원은 1년동안의 근무평점을 매겨 반장과 현장작업자 1명씩을
선발,TV와 상패를 수여한다. 또 2주일에 한차례 생일잔치를 열어
15달러어치의 상품을 주기도 한다. 이 생일잔치는 자연스레 간담회의
형식을 띠게돼 사원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자리가 되는게 보통이다.
삼성은 이외에도 운동복 티스푼 면도기 헤어드라이어등을 수시로
지급,근로자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있다.
공장책임을 맡고 있는 최진배이사는 "여러 제도를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동기부여가 더 큰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회사가 잘돼야 종업원도 잘 살수 있다는 정신교육에 치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공장내부에 여러가지 표어를 붙여 종업원들을 독려하고 있기도 하다.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내용들이다.
"아이디어는 돈이고 휴가이며 또 인정을 받는 첩경"이라는 플래카드도
눈에 띈다. 표어라기보다는 격문에 가깝다.
삼성이 종업원을 뽑아 훈련시키는 방식 또한 눈여겨 볼만하다. 이 회사는
절대 다른 회사에서 일한 유경험자를 채용하지 안는다. 전 직장에서의
잘못된 근무태도가 새 직장에 그대로 연결된다는 이유에서이다.
회색지(유경험자)보다는 백지(무경험자)에 그림을 그리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것을 인사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신규작업자를 채용하면 철저한 훈련을 시킨다. 별도
실습실을 마련,선임자가 1대1의 교육을 담당토록 한다. 이 과정은 일에
대한 애착을 갖게하고 애사심을 불어넣는 두가지의 효과를 거두기 위한
것이다.
그결과 현재는 월간 이직률이 3%에도 못미치고 결근자도 하루 1-2명이
고작이다. 마킬라도라의 평균이직률 20%에 비하면 놀라운 일이다.
가동5개월째에 들어간 산루이스의 대우전자는 이직방지에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이직률은 삼성보다 높은 4%지만 앞으로 1.5%까지 내리는건
시간문제라고 자신하고 있다.
대우는 공장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사무실빌딩 같다. 8명의 청소원이 계속
쓸고 닦아내 반들반들하다. 공장과 화장실의 청결도는 만점이다.
PCB(인쇄회로기판)조립라인에 근무하는 인도니오양은 "작업환경이 좋아
집에서 쉬려해도 회사에 가고픈 충동을 느낀다"고 털어놓는다.
인구 14만의 이도시는 스피커 전화기부품 트랜지스터 자동차부품등 8개의
외국인투자기업이 있으나 대우는 유명기업이 돼버렸다.
10만평의 대지에 널찍하게 자리잡은 현대식 건물에다 깨끗하기로 소문이
나 이곳 주민들은 대우공장이 관광명소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외관도 이직방지에 한몫을 하고있는 셈이다.
게다가 입사지원자들이 줄을 서있는 형편이어서 자질있는 사람들을 골라
쓰고있다.
이 회사는 직무기능별로 소그룹(15명)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각 조퇴가
없으면 봉급에 10%를 보너스로 얹혀준다.
멕시칼리의 금성사도 이 지역의 다른 업체들과 비교하면 이직률이 크게
낮은 편이다. 세계적인 상표 골드스타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준게
적중했다.
작업자들이 많은 현대정공은 소그룹의 리더들을 집중관리하고 일과후에는
파트별로 1-2시간정도 특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3-4주 코스의
용접학교를 개설하고 라인별로 80명씩을 묶어 반복교육을 시키고 있기도
하다.
이 회사는 매일 목표를 주고 이 목표를 초과하면 생산성수당을 지급한다.
우리 기업들은 현지투자의 역사가 짧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일본의 해외기업이 성공하는 비법은 사람다루는 기술을
더특하고 있기 때문인데 우리 기업들도 이제는 이나라 문화를 이해하고
환경에 적응하는 기간을 갈수록 줄여가고 있다.
인력관리에 대한 철저한 연구만이 현지공장의 뿌리를 더 깊게 내릴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