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각광받는 자동판매기의 보급대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자판기 판매상품의 매출규모가 금년에는 마침내 1조원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보급된 자판기 수는 지난해말
기준 14만7천대에다 올해 증가분 6만여대를 합해 총 20여만대로 추산되며
자판기를 통한 상품 매출규모도 지난해의 7천억원 규모에서 올해는 43%가량
신장된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자판기의 보급대수및 매출규모가 이처럼 급증하는 이유는 인건비 상승과
구인난,자판기의 편리성등으로 풀이되는데 최근들어서는 판매품목이 기존의
커피류 캔음료 담배등에서 즉석라면 핫도그 감자튀김 서적 신문 라이터
생리용품,심지어 즉석 계란프라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국내에 보급된 자판기를 취급품목별로 살펴보면
커피류가 64%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다음이
캔음료(20.4%),담배(6.8%),기타 라면 핫도그등의 순이었다.
한편 자판기 보급이 이처럼 급증하자 자판기 기계의 시장규모도 지난해의
8백억원수준에서 금년에는 1천2백억원 규모로 50%가량 신장될 전망이며
시장을 둘러싼 자판기제조업체의 쟁탈전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 자판기 시장은 삼성전자와 김성산전이 80%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나 지난해부터는 대우전자 해태전자 두산산업등 다른 대기업과
심지어 중소기업들까지 자판기 제조에 대거 뛰어들면서 금년에 이들 선발
2개사의 시장 점유율이 70%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신규업체인 해태전자는 호주슈퍼로사와 손잡고 커피 음료 자판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대우전자는 인천에 음료 자판기 공장을 세워 금년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
또한 두산그룹 산하 두산산업도 미프라이머신 벤딩사와 손잡고 스낵
자판기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자판기는 지난 77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이후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전후해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에 들어섰으며 현재 국민
2백16명당 1대꼴로 보급된 상태이다.
그러나 "자판기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웃 일본의 경우 89년말 현재
보급대수가 6백만여대로 국민 20명당 1대꼴 수준이고 미국은 34명당
1대꼴인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아직 자판기 보급에 관한 한 초창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