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내 농공단지 입주업체들이 자금난과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도내에는 22개 농공단지에 86개 업체가 입주해 3천6백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데 요즘 농번기를 맞아 인력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져
정상조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자금난이 겹쳐 도산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또 농공단지 입주계약을 마친 기업이 1백76개에 이르러 이들 업체가
모두 입주하는 오는 96년까지 2만여명의 근로자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인 인력수급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지난 87년 조성된 김제 황산농공지구의 경우 11개 업체가 입주해
있었으나 판매 경쟁에서 뒤지고 인력난과 자금난이 겹쳐 지난해 주방용품
제조업체인 D사가 도산한데 이어 최근 신발제조업체인 J실업과
냉동기회사인 D사가 잇따라 부도를 내고 공장 가동을 멈췄다.
또 주철관 생산업체인 금정기업은 공장가동에 필요한 근로자가
50명인데도 확보된 인원은 30명에 지나지 않아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우리식품의 경우 농사일을 겸하고 있는 근로자들에게 농번기에는 3-
4일간의 휴가를 주는등 고용을 유도하고 있으나 인력난은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조성된 부안 줄포농공단지는 입주계약업체 11개사중 6개 업체가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봉제업체인 세종공업의 경우 가동에 필요한
최소인원은 30명이나 12명밖에 확보 못했다.
쌀부대 생산업체인 덕원산업 역시 최근 인근주민들로부터 50여통의
이력서를 받았으나 이중 50대 이상 고령이 80%를 차지해 고용에 어려운
실정이며 운전자금 확보를 위해 연초부터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문을
두드리고 있으나 까다로운 대출조건 때문에 아직까지 자금지원을 못받고
있다.
지난 84년 농공단지로 지정돼 농.임산물 가공업체만을 입주시킨 남원
동면농공단지도 7개 업체가 입주했으나 옥구슬 생산업체인 승미와
영우식품만이 정상 가동되고 있을뿐 나머지는 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
막대한 농공단지 조성비와 시설투자에 비해 농촌 유휴인력흡수와
지역경제활성화라는 농공단지 조성의 본래취지가 어긋나고 있다.
부안 농공단지내 덕원산업 관리과 김용호씨(30)는 "입주 업체 대부분이
영세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이농현상으로 젊은이를 구하기가 어려워
농공단지 기반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단지근로자들을 위한 아파트
건설, 공고졸업생과 직업훈련생들의 유출방지책, 대출확대및 인력.자금난
해소를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