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생후 1~2년 돌봄이 평생 성격을 좌우한다
“생후 1~2년 동안 아기는 자신을 돌보는 양육자와 애착을 형성한다. 아기는 이때 따뜻하고 밀접한 관계를 경험하면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으로 자란다. 반면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면 정서가 불안정한 상태로 자랄 수 있다.”

생애 초기의 애착 경험이 그 사람의 인간관계와 성격을 규정한다는 ‘애착 이론’이 주목받고 있다. 이 애착의 개념을 창안하고 이론으로 정립한 사람은 영국의 정신분석가이자 심리학자인 존 볼비였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부모 없이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들의 성장이 늦어지고 빨리 사망하는 원인을 애착 부족에서 찾았다. 기존 아동 발달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애착 효과》는 미국의 언론인이자 작가인 피터 로벤하임이 애착 이론에 관한 최신 연구를 소개하고 애착이 현실에서 작용하는 사례를 보여주는 책이다. 그는 애착 유형을 안정형, 회피형, 불안형으로 나누고 이를 사람들의 성격과 행동을 이해하는 열쇠로 활용한다. 안정적 애착을 받으면서 자란 안정형은 사람들에게 기꺼이 마음을 연다. 부모로부터 “조심해라”는 말만 듣고 자란 아이는 회피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회피형은 관계를 부정하고 갈등이 생기면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다. 일관성 없는 애착을 받고 자란 사람은 불안 유형을 갖게 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친밀감을 과도하게 갈구한다.

그렇다면 애착 유형은 변하지 않는 것일까? 연구에 따르면 세월이 흐르면서 불안 애착의 비율이 점점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장기간의 결혼 생활, 육아 경험, 친구 관계 등으로 안정적인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회피 유형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부모, 배우자, 친구 등 사랑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관계에 대한 인내심이나 욕구를 잃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애착 이론을 직장, 종교, 정치에까지 적용하며 모든 것은 건강한 관계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