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창단 후 첫 '낮 공연'…앨런 길버트 지휘
KBS교향악단이 1956년 창단 이래 처음으로 정기연주회를 낮에 연다. 2009~2017년 뉴욕필하모닉 음악감독을 지낸 앨런 길버트가 지휘봉을 잡는 제780회 정기연주회의 둘째 날 공연을 오는 30일 낮 11시 30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연다.

KBS교향악단이 그동안 서울 예술의전당 등 여러 공연장이 주최하는 마티네 콘서트에 초청받아 연주한 적은 있지만 자체적으로 여는 음악회를 낮에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기연주회 첫날 공연은 29일 오후 8시 아트센터인천에서 열린다.
지휘자 앨런 길버트 (c)NDR Elbphilharmonie
지휘자 앨런 길버트 (c)NDR Elbphilharmonie
이번 연주회는 앨런 길버트가 국내 오케스트라와 처음 호흡을 맞추는 무대다. 2014년 뉴욕필하모닉을 이끌고 내한했던 그는 현재 독일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지휘자 및 스웨덴 로열 오페라 음악감독으로 재직 중이다.

1부 첫 곡으로 진은숙의 ‘권두곡’을 연주한다. NDR 엘프필하모니가 2019년 앨런 길버트의 수석 지휘자 취임을 맞아 위촉해 그 해 세계 초연한 작품이다. 이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신성 키안 솔타니가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2부에서는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을 연주한다.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 (c)Nikolaj Lund
첼리스트 키안 솔타니 (c)Nikolaj Lund
주로 오전 11시대에 시작하는 마티네 콘서트는 서울 예술의전당이 2004년 9월부터 매주 목요일에 여는 ‘11시 콘서트’가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전국으로 확산됐다. 롯데콘서트홀 고양아람누리 성남아트센터 경기도문화의전당 하남문화예술회관 등 전국 주요 공연장들이 연간 기획 공연으로 마티네 콘서트를 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가 특별 공연이나 초청 공연이 아니라 자체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한 정기 연주회를 저녁 메인 시간대가 아니라 낮에 여는 경우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클래식 청중들의 생활 패턴 변화에 따른 새로운 시도”라며 “저녁에 공연장을 찾기 힘들었던 관객들이 수준 높은 정기 연주회 공연을 감상하고 오후 시간을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빈 필하모닉 등 해외 오케스트라들은 주말 공연을 주로 낮에 연다”며 “이번 마티네 콘서트에 대한 청중들의 반응에 따라 향후 낮 공연을 자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KBS교향악단은 첫 마티네 콘서트 개최를 기념해 관람권 예매 고객을 대상으로 공연장 주변 음식점의 식사권, 미술관과·전망대 입장권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하고 있다. 공연 당일 현장에서도 관람객을 대상으로 CD와 인형 등을 추첨을 통해 증정하는 행사도 연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