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메이페어에 공간 마련
"팬데믹 극복 위한 새 시도"
작년 10월 열린 ‘프리즈 라이브’.

작년 10월 열린 ‘프리즈 라이브’.

세계 현대미술의 대표 아트페어인 영국 프리즈(Frieze Art Fair)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전용 공간을 만들어 세계 전역의 갤러리들이 참여하는 팝업 형태의 아트쇼를 1년 내내 이어가기로 했다. 기존의 아트페어 방식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돌파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프리즈는 영국 런던 메이페어 지역에 팝업 형태의 아트쇼를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고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 공간의 이름은 ‘프리즈 넘버9 코크스트리트’다. 이를 위해 지난 연말 타운하우스 두 채를 빌려 공간을 재정비 중이다. 오는 10월부터 세계 각지의 갤러리에 4주간 공간을 임대해 아트쇼를 여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트페어사가 전용 공간을 마련해 연중 상시 팝업쇼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즈 런던의 에바 랭렛 예술감독은 “팬데믹이 가져온 변화에 예술계가 대응하려는 당연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국가 간 이동이 사실상 차단된 상황에서 특정 기간에 각국의 컬렉터와 예술가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기존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프리즈 런던이 열리는 10월이면 런던 도심의 주요 호텔은 빈 방이 없을 정도였다. 64.5파운드(약 10만원)의 입장료를 내야 하는데도 유럽은 물론 미국, 중동, 러시아, 아시아 등지에서 몰려든 현대미술 애호가들로 리젠트파크가 가득 찼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기존의 아트페어 방식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대부분의 행사가 연기되거나 취소됐고 올해도 전망이 불투명하다. 프리즈 런던은 올해 10월 예정대로 아트페어를 개최한다는 계획이지만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미술계는 보고 있다.

랭렛 감독은 “팝업 모델은 물리적·시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특정 주제를 보다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넘버9 코크스트리트’는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갤러리들은 이 공간을 4주간 빌려 아트페어를 열 수 있다. 프리즈 측은 신진 예술가를 집중 조명하는 프로그램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SNS 마케팅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프리즈는 2003년 영국 런던의 미술잡지 ‘프리즈’ 발행인인 어맨다 샤프와 매슈 슬로토버가 창립했다. 스위스 바젤에 본거지를 둔 아트바젤, 프랑스 파리의 피아크와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힌다. 미국으로도 영역을 넓혀 2012년엔 프리즈 뉴욕을, 2019년에는 로스앤젤레스 페어를 열었다. 2022년에는 한국화랑협회와 공동으로 서울에서 대규모 미술품 장터를 열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