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외국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2년간 보존처리
美 오벌린대 소장 19세기 조선 '왕의 행차' 병풍, 온라인 공개
우리나라 근대교육의 개척자인 달젤 벙커 부부가 미국 오하이오주 오벌린대학교에 기증한 '왕의 행차(出行圖)' 병풍이 공개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국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으로 2년간 보존 처리해온 이 병풍을 10월 11일까지 온라인으로 공개한다고 15일 밝혔다.

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이 병풍은 19세기 후반 조선 궁중 도화서 화원들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청록색 산수 속에서 해·달·봉우리 5개를 그린 일월오봉병(日月五峯屛)을 배경으로 자리한 왕과 여러 인물, 동물 등이 정교한 선과 화려한 색깔로 묘사돼 있다.

美 오벌린대 소장 19세기 조선 '왕의 행차' 병풍, 온라인 공개
중앙박물관은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2009년부터 8개국 박물관의 한국실을 대상으로 전시실 환경개선·도서출판·교육프로그램 운영·한국문화재 학술자문·보존처리·온라인 정보 공개 등을 지원해왔다.

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이 병풍은 미국에서 한 차례 보수됐으며 2년 전 오벌린대 알렌기념관 요청에 따라 한국으로 들여와 우리 전통방식으로 보존처리를 해왔다.

병풍 상하 부분의 장황(粧䌙)도 이번에 전통방식으로 다시 꾸몄다.

이 병풍은 1886∼1926년 국내에서 교육·의료·선교 분야에서 활동했던 달젤 벙커-애니 앨러스 벙커 부부가 소장했던 것으로 1933년 오벌린대학교에 기증됐다.

달젤 벙커는 최초의 근대식 공립교육기관인 육영공원 교사와 배재학당장 등을 지낸 근대 교육의 개척자다.

애니 앨러스 벙커는 최초 근대식 병원인 광혜원에서 일하며 명성황후를 가까이에서 모시던 간호사였다.

정동여학당(현재 정신여고) 초대 교장도 지냈다.

현재 이들은 서울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묻혀 있다.

美 오벌린대 소장 19세기 조선 '왕의 행차' 병풍, 온라인 공개
이 병풍은 전시가 끝나면 미국으로 돌아간다.

박물관은 현재 코로나19로 휴관 중이어서, 이 병풍은 박물관 누리집과 SNS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