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의 세균 박람회·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 데이비드 콰먼 지음, 강병철 옮김.
미국의 저명한 과학저널리스트인 저자가 감염병 전문가의 인터뷰와 강연, 연구 보고서 등을 토대로 세계 곳곳에서 창궐하는 인수공통 전염병의 실태를 파헤치고 대책을 모색한다.

지난 2017년 간행된 1판을 개정, 증보했다.

소아과 전문의 출신 과학·의학전문 번역가가 번역을 맡았다.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메르스, 조류독감, 사스, 에볼라, 메르스, 나아가 한때 '죽음의 역병'으로 불린 에이즈는 모두 동물의 병원체가 인간에게 건너와 생기는 병, 즉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인간과 동물이 접촉하는 한 동물 병원체가 인간에게 건너오는 것은 항상 있었던 일이지만 현대에 들어 세계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인간이 동물의 서식지를 침범하면서 인수공통감염병은 전에 없는 위협이 되고 있다.

사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지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도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책에 인용된 미국 피츠버그대학 바이러스학자 도널드 버크는 1997년 강연을 통해 향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는 바이러스로 코로나바이러스를 첫손으로 꼽았다.

저자는 중국 남부의 박쥐 동굴과 광둥성의 식용동물시장, 콩고 강변의 외딴 마을들, 중앙아프리카의 정글, 방글라데시 오지, 말레이시아의 열대우림 등을 누비며 개성 넘치는 동물들과 무시무시한 병원체들이 사는 세계로 안내한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완전히 정복할 수 없고 인간이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지 않는다면 자연은 언제라도 다음번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저자는 예상한다.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라는 것이 결론이다.

꿈꿀자유. 660쪽. 3만원.
[신간]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 곽재식의 세균 박람회 = 곽재식 지음.
공학박사이며 SF소설과 과학 논픽션 등 분야를 넘나드는 저술 활동을 하는 저자가 세균의 과거, 현재, 미래와 세균과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책은 과거관, 현재관, 미래관, 우주관 4개 관으로 이뤄진 박람회장을 돌아보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과거관에서는 세균은 어떻게 생겨났으며 핵이 없는 생물은 어떻게 핵이 있는 생물로 진화했는지를 알아본다.

현재관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 파상풍균, 탄저균 등 우리의 삶을 파괴하는 균뿐만 아니라 김치나 요구르트를 만드는 데 쓰이는 유산균과 같이 우리에게 유익한 균의 세계를 보여준다.

미래관에서는 실험동물 대신에 세균을 쓸 수 있을지, 세균이 바이러스나 곰팡이, 효모와 싸우는 방법을 우리가 어떻게 응용할지, 세균으로 환경 문제나 범죄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지 등을 탐구한다.

우주관에서는 세균을 이용해 다른 행성에 사는 생물을 만들거나 인간이 우주에 갈 때 세균이 도움을 주는 방법 등을 찾아본다.

김영사. 380쪽. 1만6천800원.
[신간]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 김영옥·메이·이지은·전희경 지음.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기획으로 아픈 몸들, 돌보는 몸들, 그 몸들이 서로 맺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엮었다.

이 단체는 나이와 나이 듦, 질병, 돌봄, 노년, 세대, 시간, 죽음 등을 페미니스트 관점에서 '문제화'하고 나아가 사회적으로 '의제화'할 것을 표방한다.

저자들은 병명과 상태는 다르지만, 모두가 한때, 그리고 지금도 '아픈 몸'으로 산다.

이들은 누구나 미래에는 '아픈 몸', '돌보는 몸'이 될 수밖에 없기에 질병, 돌봄, 노년의 문제는 모두에게 간절한 주제라고 여긴다.

제목의 '새벽 세 시'는 아프거나 아픈 사람을 돌보게 됐을 때 자신의 몸이나 타자와의 관계, 사회활동의 변화를 가장 날카롭게 지각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책에 실린 여섯 편 글은 각자의 입장에서 '돌봄 위기'를 말한다.

그리고 늙은 사람, 병든 사람을 돌보는 일이 몽땅 여성들 몫이던 상황을 당연시하는 것이 옳은지 의문을 제기한다.

'시민으로서 돌보고 돌봄 받기'를 쓴 전희경은 "아무도 돌보지 않기를 권장하는 사회, 아무도 돌보지 않을수록 '이득'이 되는 사회는 망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민이기에 돌봄에 참여해야 할 책임을 공유하고, 그 공유된 책임의 시스템을 통해 비로소 돌보고 돌봄 받을 개인의 권리가 가능해진다"고 썼다.

봄날의책. 304쪽. 1만5천원.
[신간]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