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394만→2018년 586만명…증가세 둔화해 2018년엔 거의 제자리걸음
신자 고령화·영세자 감소도 문제…해외 선교사는 204% 증가해 1천명 넘어
천주교 신자 꾸준히 늘었지만 미사 참석률 18%로 '뚝'
지난 20년간 한국 천주교 신자 수가 꾸준히 늘었지만, 증가세는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발간한 '한국천주교회 2020'에 따르면 1999년 394만6천844명이었던 국내 천주교회 신자수는 20년만인 2018년 586만6천510명으로 48.6% 증가했다.

교구별로 보면 지역 인구 유입이 많았던 수원교구가 89.1%로 전국 16개 교구 중 신자 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전교구가 79.6%, 2004년 서울대교구에서 분리 신설된 의정부교구 역시 설립 15년 만에 신자 수가 78.9% 늘어났다.

하지만 전년 대비 신자증가율은 점점 떨어져 0%대로 낮아졌다.

천주교회가 대대적인 선교 운동에 나섰던 2000년과 2001년 신자 증가율은 각각 3.2%, 3.9%였으나 이를 정점으로 2009년까지 매년 2%대 증가율에 머물렀다.

2010년에는 전년 대비 신자증가율이 1.7%를 보이며 처음으로 1%대로 떨어졌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영향을 받아 신자 증가율이 일시 2.2%로 반등했으나 2018년에는 급기야 0.9%로 추락했다.

총인구 대비 천주교 신자 비율은 1999년 8.3%에서 2018년 11.1%로 성장했으나 기존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보여주는 지표인 미사 참례(석)율은 같은 기간 29.5%에서 18.3%로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연구소 측은 "신자들의 주일 미사 참례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이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구마다 냉담 교우 회두(回頭)와 우리 자신의 쇄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이렇다 할 변화가 보이지 않고 매년 같은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된다"면서 "우리 상황에 맞는 효과적인 새로운 복음화의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자 고령화도 천주교회에 나타난 눈에 띄는 변화다.

2003년과 2018년을 비교했을 때 9세 이하 신자는 32.4%, 10대는 33.2%가 각각 감소한 반면 50대는 76.9%, 60대 93.0%, 70대 117.0%, 80대는 251.6%가 늘어났다.

가톨릭 세례를 받는 영세자 수도 20년 사이 크게 줄었다.

1999년 18만3천249명이었던 영세자 수는 2018년 8만905명으로 55.8% 감소했다.

교구별로는 서울대교구가 69.2%, 광주대교구가 67.9% 하락해 큰 감소율을 보였다.

연구소 측은 "기존에 펼치고 있는 국내 선교 방향에 대해 진지한 반성과 성찰을 다시금 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혼인성사 수도 1999년 2만4천227건에서 2018년 1만4천167건으로 4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혼인 수가 28.5% 줄어든 것과 비교해도 감소세가 두드러진 것을 볼 수 있다.

교구 신부 수는 1999년 2천972명에서 2018년 4천456명으로 52.2% 늘었으나 신학생 수는 같은 기간 1천547명에서 1천273명으로 17.7% 줄었다.

과거 해외 선교사를 파송 받았던 한국 천주교회는 200년이 넘는 역사를 거쳐 선교사를 해외로 보내는 교회로 성장했다.

1999년 356명이었던 해외 선교사 수는 2018년 1천83명으로 204.2% 증가했다.

연구소 측은 2018년 실시한 '한국 교회의 쇄신과 복음적 성장을 위해 시급한 과제' 조사에서 '사목자들의 권위주의 문제'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회'에 대한 답이 가장 많이 나온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목자들의 인간이자 사제로서 아름다운 모습,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따뜻이 보듬어 주는 교회의 모습,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교회에 바라는 바가 아닐까요"라고 되물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