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얼굴2 - 김명인(1946~)
얼굴은 비밀스러워요. 오늘 하루의 얼굴이 어떤 표정을 지으며 주름지고 있는지를, 어떤 생의 풍경이 시시로 바뀌고 있는지를, 우리는 거울을 마주볼 때 알게 되는데. 사람의 얼굴은 구겨진 감정으로 온전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거울 너머 수심이 가득 차 있거나 화가 나 있거나, 그런 늙어가는 얼굴 풍경을 마주하면 조금 부끄러운 하루도 있으려나요. 울퉁불퉁한 어른의 감정들. 아침에는 요철 없는 매끈하고 평화로운 얼굴로 깨어나 이 하루를 온전하게 잘 살아내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민율 < 시인(2015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