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신비로운 자태의 꽃을 봅니다. 꿈과 열정으로, 마치 불꽃 같은 춤을 추는 꽃을 봅니다. 이때 그것은 식물이 아니라 뜨겁게 감성이 살아 움직이는 매력 있는 여자가 됩니다. 한 여성 시인이 선망하는 ‘여자’이기도 합니다. 시인은 이 꽃으로 자신의 정서적 본질의 한 부분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돈이나 명예, 권력이나 미모가 있으면 인생을 남들보다 잘 살 수 있을 거라고, 그게 옳은 생각이라고 믿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의 기준으로 보면 인생의 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세속적인 것들에 가치를 두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소중한 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허락된 시간의 순간순간을 의미있게 살아내는 일이지요.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일이지요. 그러니 세속적 기준으로 잘사는 인생은 틀렸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현실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의 기준에서는 잘살기 틀렸다고 규정지을 수 없는 게 진실입니다.김민율 < 시인 (2015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
다들 사는 게 팍팍하다고들 합니다. 먹고사는 게 걱정이라고들 합니다. 이 시의 시인은 잠시 재미난 상상을 해봅니다. 나무 위에서 자는 새들처럼, 밤새 식물이 지은 밥상을 받는 곤충들처럼 이웃들에게 허공과 노는 땅을 분양해주는 상상을요. 집 걱정, 끼니 걱정이 없다면 눈 뜨자마자 숨 가쁘게 일터로 달려가지 않아도 되겠지요. 출퇴근하는 사람들로 소란한 풍경이 하루쯤 평화롭겠지요. 소박한 상상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주민현 < 시인 (2017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
골목마다 보랏빛으로 피는 박주가리, 골목에서 뛰어놀고 있는 우리는 박주가리 씨앗들입니다. 가난해서, 쓸모없는 것들마저 쓸모가 있던 시절이지요. 소달구지에 살림 싣고 토끼도 싣고 어디론가 떠나고 있네요. 옛말하며 살 때가 다시 온다고, 옛 얘기 하며 살 때가 온다고 그렇게 믿던 시절이 있었지요. 가난을 견뎌야만 했던 그 옛날, 아주까리 명주실 털빛으로 빛납니다. 그 옛말은 영원히 죽지 않았습니다. 소중한 것을 모르고 사는 우리들, 작은 것 하나 소중히 여겼던 저 옛날로 다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이소연 < 시인 (2014년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