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한반도를 관통해 피해를 줄 가능성이 제기됐다. 태풍이 한국에 상륙하는 것은 사실상 6년 만이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사흘 전 괌 주변에서 발생한 솔릭은 이날 오후 3시 일본 가고시마 남동쪽 1080㎞ 부근 해상으로 이동했다. 발생 초기 강도는 ‘약’이고 크기는 소형이었지만 현재는 강도 ‘강’, 크기 중형으로 성장해 시속 5㎞ 속도로 서남서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6년 만에 태풍 상륙하나 "솔릭, 23일 한반도 관통"
솔릭은 수요일인 22일 오후 3시께 서귀포 남남서쪽 180㎞ 부근까지 북상해 다음날 오후 3시께 서울 남남동쪽 120㎞ 부근까지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한반도를 관통해 24일 오후 3시께 북한 함경북도 청진 동북동쪽 180㎞ 부근 해상을 지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풍속은 시속 155㎞/h에 이를 것으로 예보됐다.

당초 솔릭은 제주도 동쪽 해상을 지나 동해 쪽으로 빠질 것으로 관측됐지만, 동쪽에 자리 잡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으로 이보다 서쪽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보가 수정됐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태풍 예보는 항상 보완해야 하므로 현재 예보도 조정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현시점에서 ‘어디에 상륙해 어디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전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하는 것은 사실상 2012년 9월 ‘산바(SANBA)’ 이후 약 6년 만이다. 2016년 9월에는 ‘차바(CHABA)’가 제주와 경남 거제에 상륙했지만, 방향이 꺾이면서 피해는 제주와 남부지방으로 한정됐다. 솔릭이 한반도에 상륙하면 가뭄과 녹조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풍랑과 폭우, 강풍 등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 관계자는 “앞으로 태풍의 세력이 강화 또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반도로 접근할 경우 강한 비바람을 동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후 9시께 괌 동쪽 1020㎞ 부근 해상에서는 제20호 ‘시마론(CIMARON)’이 발생했다. 이 태풍은 일본 쪽으로 향할 전망이며 한국에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