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북뉴스, 10년간 소설 누적판매량 조사

지난 10년 동안 한국 독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소설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창비)로 나타났다.

교보문고 북뉴스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사 소설 누적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은 2008년 출간된 '엄마를 부탁해'였다고 21일 밝혔다.

'엄마를 부탁해'는 출간 당시 어머니라는 보편적 주제를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로 풀어내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신경숙은 이 작품으로 한국 작가 최초로 2011년 '맨 아시아 문학상'을 받았지만 작년 표절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프랑스 심리치료사 프랑수아 롤로르가 펴낸 '꾸뻬씨의 행복 여행'(오래된미래)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문학동네) 1권이 나란히 2,3위를 차지했다.

일본 인기 미스터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현대문학)이 4위로 뒤를 이었고, 한국에서 큰 팬덤(열성팬)을 구축한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밝은세상)가 5위에 올랐다.

이중 '꾸뻬씨의 행복여행'은 KBS 북토크 프로그램에 소개된 후 책 판매량이 급증해 눈길을 끈다.

프로그램이 방영된 2013년 이후 판매량이 전체의 91.4%에 이른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비교적 최근인 2012년에 출간됐음에도 판매량이 전체 4위에 오른 저력을 보였다.

한국 소설은 누적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단 3권이 올라 독자에게 외면받는 현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권비영의 '덕혜옹주'(다산책방)와 공지영의 '도가니'(창비)가 '엄마를 부탁해'에 이어 각각 8,9위에 올라 체면치레를 했다.

특히 영화로도 만들어진 '도가니'는 아동·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처벌을 강화하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일명 '도가니법') 제정에 큰 기여를 했다.

반면 일본 소설들의 돌풍이 거셌다.

'1Q84',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 이어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가 10위를 차지하며 10위권에 3권이 포진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문학사상사)와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를 나란히 16, 17위에 랭크시키면서 20위권에 3권이나 책을 올린 작가가 됐다.

교보문고 측은 "베스트셀러를 통해 그 시대의 독자들이 책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방송과 영화에 소개된 작품이 인기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viv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