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ㆍ선체 파편 수습, 고려선박 추정

충남 태안 마도(馬島) 앞바다는 선박의 공동묘지다.

조선왕조실록 중 태종실록을 보면 태종 3년(1403) 한 해에만 이곳에 34척에 이르는 선박이 침몰했으며, 같은 왕 14년(1414)에는 그 두 배에 해당하는 66척에 달하는 조운선이 침몰하거나 좌초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지난 2007년 선체가 발견되고, 각종 고려청자 2만3천점을 쏟아낸 고려선박 '태안선'의 발견은 이 공동묘지 수중발굴의 서막을 올린 데 지나지 않는다.

이를 입증하듯 같은 해저에서 또 하나의 '태안선'이 최근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성낙준)는 지난 4월26일 이후 태안군 근흥면 마도 북동쪽 400m 해상 일대에서 수중발굴조사를 진행하다가 고선박 저편(底片), 즉, 밑바닥 판재가 매장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9일 말했다.

이곳을 발굴 중인 양순석 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저판 부재가 7개임을 확인했다"며 "이 가운데 부재들은 너비 35㎝ 정도이며 양쪽 가장자리 부재는 너비 20㎝ 정도 되는 것으로 보아 전체 너비가 2m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그 주변에서는 청자대접 등이 발견되는 점으로 보아 고려시대 선박으로 추정된다.

전남 완도선(1983-84년 인양)이나 목포 달리도선(1995년 인양)과 같은 지금까지 조사한 고려시대 선박 저판이 각각 5개와 3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제7호 고려선박으로 기록될 이번 '태안선 2호'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문화재연구소 문환석 수중발굴과장은 "조금(조수가 가장 낮을 때)이 시작되는 12일 무렵부터 선체발굴에 본격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