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이 국제적 권위를 가진 이탈리아의 `비토리오 데 시카' 영화상을 받게 됐다. 12일 주(駐)이탈리아 한국 대사관(대사 조영재)에 따르면 김 감독은 최근 '비토리오 데 시카'상의 수상자로 결정돼 오는 28일 로마의 대통령궁에서 열릴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비토리오 데 시카'상의 부문별 수상자는 모두 17명이며, 카를로 아젤리오 치암피 이탈리아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해 직접 시상한다. 지안 루이지 론디 심사위원장은 선정 이유에 대해 "그는 극동을 대표하는 최고의 감독"이라면서 "예술영화를 통해 비평가나 관객 모두에 호평을 받고 있고 많은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도 유럽에서 성공을 거둔 영화감독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비토리오 데 시카'상은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기수로, ‘자전거 도둑’ ‘해바라기’ 등을 연출한 명감독 빅토리오 데 시카(1901-1974)를 기리기 위해 지난 1975년에 제정해 현재 3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권위있는 영화상이다. 초기에는 영화감독과 배우에게만 본상을 수여했으나, 10년 전부터 문화분야에 업적을 남긴 사람들에게도 고루 수여하는 경향이다. '비토리오 데 시카'상의 역대 수상자에는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스웨덴, 1978년),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일본, 1981년)이 포함돼 있고 현존하는 최고의 영화 음악가 엔니오 모리코네(이탈리아)도 1986년에 이 상을 받은 적이 있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9월말 신작영화 '활'의 시사회를 위해 로마를 방문한 바 있으며 당시 유력지 '일 템포'는 '한국은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로마는 그를 격찬'한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큰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이 신문은, 이탈리아가 언론이나 관객들이 그의 영화를 격찬했던 유럽국가로서는 첫 번째 나라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영화 '활'은 배급사 미가도를 통해 오는 21일부터 이탈리아 전국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