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인들은 바쁘다.


트렌드를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며 리더십에도 신경 써야 한다.


세계화,지식,혁신 등 그들이 끌고 가야 할 짐은 한도 끝도 없어 보인다.


그 틈바구니 속에서 남들보다 빨리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도 만나고 '기적의 처방'이라는 관련 서적들도 펼친다.


급한 김에 '이렇게 하라'는 해결책을 도입해 보지만 어디에도 신통한 결론은 없다.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 많은 책과 긴 시간을 들인 회의 결과가 약발이 먹히지 않는 경우다.


20여년 전 슈퍼 기업으로 존중 받았던 IBM이 한때 그렇게 흔들렸다.


또 이상적 기업 모델로 소개돼 왔던 휴렛팩커드도 마찬가지.


컴팩과의 무리한 합병으로 PC시장 1위 자리를 경쟁사인 델에 빼앗겼고 회장인 피오리나는 결국 퇴출까지 당했다.


이 회사들이 어려움 없이 과거 명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없었을까.


'생각하는 경영 THINK!'(헤르만 시몬 지음,장혜경 옮김,한스미디어)는 최고 리더의 심사숙고를 유도하는 전략 지침서다.


저자는 눈 앞에 닥친 단기적 생존 방편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키우기 위한 절대 명제로 '많은 고민'을 요구한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학습서에 나와 있지 않다는 말과 함께.이 조언은 '최고 경영자들이 한 가지 문제를 풀기 위해 투자하는 평균 시간은 겨우 9분'이라는 경영학자 헨리 민츠버그의 조사 결과로 인해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된다.


실질을 추구하는 구조조정 방법,위기를 극복하는 판매 컨셉트,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 제거 등 역발상이 신선하다.


'인류 역사는 혁신에 대한 저항의 세월이다.


문자라는 기술의 도입을 반대했던 플라톤이나 PC 탄생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던 70년대 컴퓨터 전문가들의 생각이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다.


성공하려면 이런 사고들을 이해하고 현실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래야 이들을 이길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뜨고 있는 첨단 시장들이 '속빈 강정'은 아닐까,너도나도 채택하고 있는 아웃소싱이 오히려 기업의 핵심 역량을 위협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는 경영인에게 특히 권할 만하다.


2백44쪽,1만3천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