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빌딩 식당가에서는 31일까지 와인페스티벌을 실시한다.
행사기간 중 프랑스,캘리포니아,칠레,뉴질랜드 등지에서 생산된 와인을 20% 할인된 가격에 마실 수 있다.
로비라운지에서는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라틴재즈를 라이브 피아노 연주로 들을 수 있다.
(02)789-5714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기원전 1400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3400여년전. 영원한 권력을 누릴 것 같던 이집트의 파라오 아멘호테프 2세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아들 투트모세 4세가 석연치 않게 왕위에 오른 뒤, 어떤 일이 펼쳐졌을까. <제국의 열두 달>은 고대 이집트 신왕국(기원전 1550~1069년) 시절을 배경으로 쓰여진 팩션(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소설)이다. 고대 이집트를 연구하는 저명한 고고학자인 저자 도널드 P. 라이언은 파라오를 비롯한 권력자 대신 평범한 이집트 백성들의 삶에 주목했다. 저자는 고대 이집트인의 생활 모습을 1년이란 시간에 걸쳐 풀어냈다. 고대 이집트인의 달력은 오늘날 달력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나일강 범람을 기준으로 세 시기가 4개월씩 이어졌다. 7월 중순에서 11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나일강의 범람 시기와 11월 중순에서 3월 중순까지 파종과 재배의 시기, 그리고 3월 중순에서 이듬해 7월 중순까지 연결되는 수확의 시기다. 책의 이야기도 이 흐름을 따라 전개된다. 당시 이름없는 민초들은 글을 쓰거나 읽지 못했기 때문에 상류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그들의 생활상은 제한적으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빈 공간을 상상력으로 채웠다. 파라오와 총리 대신 아메네모페트 등 역사적 실존 인물과 더불어 농부 바키, 어부 네페르, 옹기장이 로이 등 가상 인물을 접목해 고대 이집트의 생생한 이야기를 완성했다. 가상의 인물을 차용했지만 발굴과 연구를 기반으로 그려낸 평범한 백성들의 생활상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테베 근처 마을에 사는 농부 바키는 밭이 나일강에 잠긴 동안 노역을 피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어부 네페르는 하피 신에게 만선을 기
경남 남해안 바닷장어 어민들이 극심한 업계 불황에 또다시 조업을 중단했다.경남 통영에 본소를 둔 근해통발수협은 지난 1일부터 조업을 잠정 중단하고 내달 15일까지 자율 휴어기를 갖는다고 8일 밝혔다. 이 기간 조합 소속 어선들은 각 15일(1항차 조업 기간)씩 조업에 나서지 않는다. 이번 휴어에는 어선 40척이 동참한다.근해통발수협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조업을 중단한 데 이어 이번에 또 휴어기에 들어감으로써 불황 여파 장기화를 우려한다. 통영을 중심으로 남해안을 근거로 한 근해통발수협은 바닷장어가 주요 수산물인 근해장어통발어업인 조합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바닷장어의 60% 이상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생산자다.하지만 최근 국제 유가 인상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등이 겹치며 어업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했다. 인건비와 유류비 등을 따졌을 때 최저 생산원가는 1㎏당 9000원 수준이지만 현재 시세는 8000원대에 머문다. 몇 해 전 1만1000원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27% 넘게 하락한 수준이다. 선주들은 출어 경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실제 공급은 매년 늘지만, 소비는 경기침체 등 여파로 줄어들면서 재고만 쌓이는 형국이다. 근해통발수협에 따르면 현재 냉동품 재고는 약 950t에 달한다. 앞서 조업을 중단했던 지난해 11월(약 900t)보다도 더 많이 쌓였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이탈리아에는 20세기가 다 되어서도 바(Bar)가 없었다.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1898년 알레산드로 마나레시(Alessandro Manaresi)가 이탈리아 최초로 바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다른 국가들의 바와 다르게 커피와 술, 먹거리를 잡다하게 파는 이탈리안 바에 대해서, 혹자는 그 어원이 휴식의 테이블(Banco A Ristoro)의 앞 글자를 의미한다고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탄생한 바에는 아직 에스프레소가 없었다.반자동 머신을 통해 안정적인 압력으로 만들어지는 현대적인 이탈리안 에스프레소는 1960년대가 되어서야 완성됐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탈리아에 일식이 일어났던 해인 1961년 페마(Faema)社의 에르네스토 발렌테(Ernesto Valente)가 전기를 사용하는 최초의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 e61을 발표한 이후다. ‘e61’이라는 이름은 일식과 1961년도를 뜻한다.이로부터 1년이 지난 1962년에는 이탈리아 의회에서 ENEL(Ente Nazionale per l’Energia Elettrica) 설립 법이 통과돼, 전체 인구의 절반도 누리지 못했던 전기의 혜택을 이탈리아 전역에서 누릴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전기가 일상이 될 무렵에 탄생한 ‘e61’은 빠르게 현대 에스프레소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바의 모습은 1960년대가 되어야 완성된 형태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전기의 보급과, 전후 경제 호황으로 빨라진 생활의 속도가 이탈리아를 에스프레소의 왕국으로 이끈 것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바에 환상을 가진 사람들은 그 실체를 마주했을 때 충격을 받기도 한다.세월을 따라 낡은 바에 선 바리스타는 제대로 닦지도 않은 포터필터에 미리 갈아놓은 커피를 한 뭉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