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 옆 특설무대에서 펼쳐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전야제를 놓고 네티즌들이 기획, 연출력 부재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전야제를 현장에서 또는 TV로 시청한 네티즌들은 행사가 끝난 직후부터 무대를 기획한 MBC애드컴 홈페이지와 월드컵 한국조직위원회(KOWOC)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글을 쏟아부었다. 일부 네티즌은 "안 하느니만 못한 행사에 거액을 쏟아부었다"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네티즌들이 지적하는 바는 크게 ▲클래식 콘서트 취소 등 긴급상황에 대한 대응미비 ▲수준 미달의 진행자 기용 ▲출연 가수진의 립싱크 ▲전반적으로 엉성한 프로그램 등을 지적했다. 클래식 콘서트 취소에 대해 한 네티즌은 "2년을 준비한 결과가 한 나절의 빗줄기에 의한 프로그램 취소냐. 오케스트라 좌석 머리 위로 천막을 칠 수는 없었냐"고 따졌다. 다른 네티즌은 "클래식 콘서트 취소로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공연을 억지로 연장했지만 이 또한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이 네티즌은 "갑작스런 프로그램 취소에 진행자가 당황한 표정으로 나타나 제대로 이해를 구하지도 않고 한 마디 툭 던지고 퇴장해 버린 것은 수준 미달의 진행자를 기용한 결과"라고 따졌다. 진행자 기용 문제는 매우 심각했다. 탤런트 차인표와 아나운서 황수경씨는 호흡이 맞지 않아 서로 말을 끊는 문제점을 자주 노출했고 우리말과 영어를 한 사람씩 섞어가며 진행했지만 오히려 혼란스럽기만 했다. 한 네티즌은 "본선 조추첨 사회를 맡았던 재미교포 배우 릭 윤과 모델 겸 탤런트 최윤영도 완벽하지는 못했지만 차인표-황수경 '커플'은 더욱 실망적이었다"며 "릭 윤-최윤영 '커플'은 그래도 영어만큼은 완벽하게 소화했는데..."라고 힐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로저 무어, 프란츠 베켄바워 등 쟁쟁한 외국 귀빈을 모셔 인사를 하도록 하고는 자질이 안 되는 진행자들은 아예 통역을 할 생각도 안하는 결례를 범했다"고 꼬집었다. 네티즌들은 세계적 소프라노인 조수미의 립싱크 여부를 놓고도 비난의 화살을 조수미 본인과 연출진에게 돌렸고 마지막 프로그램인 대규모 치어리더 무용에 대해서도 "값싼 응원문화를 왜 집어넣어 세계적 망신을 자초했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