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옷이야 헌 옷이야?"


올가을 거리를 지나는 젊은이들의 옷을 보며 이런 질문을 던질 사람이 많아질 것 같다. 이른바 '빈티지(Vintage)'풍의 옷들이 올가을 유행품목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빈티지는 중고의류 붐을 타고 생긴 용어로 벼룩시장이나 보세가게에서 고른 듯한 오래된 느낌의 옷을 일컫는다.


빈티지는 상하의 조화에 개의치 않을 뿐 아니라 개성에 따라 귀엽고 깜찍한 연출이 가능하다. 게다가 거칠고 남성적인 분위기에서 펑키한 분위기까지 다양하게 드러낼 수 있어서 편하고 자유로운 것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입기에 제격이다.


따라서 올가을엔 빛이 바래고 여기저기 닳은 가죽 점퍼, 물빠진 청바지나 일부러 낡고 때가 탄 것처럼 만든 더티진 등 데님류, 구슬과 스팽글(Spangle) 등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윗단추까지 꼭꼭 채운 유니폼 스타일의 셔츠 원피스, 구슬로 촘촘하게 무늬를 만든 벨벳 핸드백, 70년대풍의 오래된 느낌을 주는 가죽 코트 등도 유명 디자이너들의 이름을 달고 거리를 누빌 것으로 보인다.


빈티지를 표현하는 데는 데님류 외에 니트류도 애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기고 굵은 원사를 이용해 수제품의 이미지를 드러낸다거나 다른 무늬를 덧붙인 아플리케를 활용한 치마나 상의 등이 빈티지풍을 유행시킬 것으로 보인다.


빈티지 룩이 유행하면서 구슬 소재 목걸이나 팔찌, 늘어뜨린 형태의 귀고리, 여러 겹의 구슬로 연결된 팔찌 등이 유행품목으로 함께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씨(SI) 디자인실의 박난실 실장은 "빈티지는 70년대 복고풍에서 출발했지만 다양한 스타일을 창조적으로 혼합한다는 점에서 매우 진취적인 사조"라면서 "빈티지풍의 유행을 타고 진소재가 바지, 스커트, 원피스, 트렌치코트, 수트 등 의류는 물론 구두, 벨트, 백 등 액세서리 분야까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