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엔지니어가 ''엔지니어 인생에는 NG가 없다''(백일승.김재정 저, 김영사,
8천9백원)를 출간했다.

사람들은 대개 엔지니어는 소심하고 내성적이며 차가운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엔지니어링에 대해서도 딱딱하고 복잡한 수학공식처럼 어렵다는 느낌을
갖는 게 일반적이다.

이 책은 사람들의 이런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 엔지니어와 엔지니어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은 엔지니어링을 이해할 수 있는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엔지니어다''란 전제에서 출발한다.

예컨데 시냇물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를 만드는데는 복잡한 계산이 필요
없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징검다리를 이용할 사람의 보폭과 물살을 생각해
안전하고 편안한 구조물을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또 "엔지니어링은 아름답고 재미있으며 친절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책에는 엔지니어의 웃음과 눈물, 화려한 기술과 그 이면, 엔지니어에
대한 10가지 오해와 진실 등 흥미로운 스토리가 가득하다.

예술과 엔지니어의 관계, 미래 엔지니어링의 전망도 엿볼 수 있다.

지은이는 "과학자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엔지니어
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애쓴다"고 말한다.

대학원 졸업식에서 재즈를 연주하던 기계공학부 노교수를 본 저자는
그 선배 엔지니어가 들려주고자 한 것은 음악만이 아니라 또 다른 ''무엇''
이었음을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사랑하는 나의 제자들아! 인생은 짧고 공학은 길다"란
교훈이다.

< 강동균 기자 kd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