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페임"은 공연내내
이어지는 역동적인 춤과 귀에 익은 선율로 관객들로부터 많은 갈채를 받았다.

이 작품은 미국 뉴욕예술학교 학생들의 꿈을 담은 노래 "하드워크"로
시작된다.

아이린 카라의 노래로 널리 알려진 "페임"과 "꿈꾸던 내일"로 이어지며
분위기가 고조된다.

1막의 처음과 끝부분에서 나오는 하드워크는 입학초의 희망과 2학년을 마칠
즈음의 학생들의 상심을 적절하게 묘사했다.

예술학교 학생들의 애환을 통해 "인스턴트 페임"을 바라는 젊은이들이 진정
한 연기자로 거듭나는 과정이 결코 녹록치 않음을 보여준다.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 소냐(카르멘 역)의 독창부분.

그는 2막의 노래 "LA에서" 빼어난 표정연기와 노래솜씨로 새 뮤지컬 스타의
탄생을 예고했다.

"초보연기자"란 딱지가 무색할 정도로 능숙한 연기력이 관객들을 감동시키기
에 충분했다.

연출을 맡은 윤호진은 특정 스타에 의존하지 않고 재기발랄한 신인배우들과
의 호흡을 통해 무대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이때문에 관객의 시선은 한 연기자에게만 한정되지 않고 무대 전반에 고루
분산된다.

페임은 또 출연진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시도를 통해 라이브콘서트장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었다.

수준급의 기타연주와 신나는 드럼반주,귀를 쩌렁쩌렁 울리는 트럼펫 연주가
관객들의 흥을 돋웠다.

다소 아쉬웠던 점은 무대가 비좁아 오케스트라가 막뒤로 밀려난 것.

배우들의 노래는 크게 와닿았지만 오케스트라는 뒤에서 웅웅거리는 게 조금
은 귀에 거슬렸다.

막이 내린 후 스포츠카와 배우들이 무대 앞으로 밀려드는 특이한 커튼콜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번 공연은 8월1일까지.

(02)539-0303.

< 김형호 기자 chs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