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화가 유의랑씨(48)가 10~3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신세계 현대아트
(547-6565)에서 판화전을 연다.

판화미술제 (7~15일 예술의전당)에 출품하면서 따로 마련한 개인전.

맑고 밝은 색과 집중력과 끈기를 요구하는 세밀한 화면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유씨의 이번 발표작은 "휴식" 연작 24점.

"달" "여름" 등 아름다운 부제가 붙은 대작들이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을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발표 기회가 적었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작품을 보여주자는 뜻에서 판화만을 모아 전시회를
갖게 됐습니다"

예쁜 꽃무늬가 새겨진 탁자위에 아름답게 장식된 꽃병과 과일접시,
모자와 핸드백, 숲과 바다 등 그가 즐겨 다루고있는 소재는 극히 일상적인
것들.

그러나 우거진 숲사이의 풀한포기, 현란하게 엉켜 있는 꽃다발속의
봉오리 하나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보는이로 하여금
신선한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기존의 판화에서 볼수 없는 세밀한 묘사와 뛰어난 장식성 때문에
대중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지만 "상업성을 염두에 둔 적은 없었다"고
말한다.

"앞으로도 상업성 여부에 관계없이 극사실 기법을 더욱 심화시켜 나가고
싶은 게 욕심"이라고 털어놨다.

유씨는 동아대 미술학과를 거쳐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89년 첫개인전을 갖고 90년 화랑미술제 최고 인기 작가로 뽑히면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이번 전시회는 90년이후 7년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