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도시" 파리가 "빛의 도시"라는 애칭까지 갖게될 전망이다.

파리시는 3년전부터 조명을 통해 도시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12만개 가량의 전구를 사용, 도로 다리 광장 등 도시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개성있는 빛을 심고 있다.

파리시는 수은램프를 나트륨램프 화이트선램프 HPS램프 등으로 바꿔달고
있다.

지금까지 파리의 밤거리를 밝히는데 쓰인 광원은 주로 수은램프였다.

수은램프는 열효율은 좋지만 자연스런 색을 내지 못해 사람을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불안하게 하는 단점을 지닌다.

파리시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비를 줄이기 위해 많은 경우 새 전구로
반영구적 수명의 QL램프를 채택했다.

조명기구가 교체된 대표적인 곳은 퐁드 그레넬르철교, 루브르박물관
주변, 샹제리제거리 등.

밤에 보이는 그레넬르 다리는 철교의 푸른 색채가 돋보인다.

다리의 난간과 아치를 따라 일렬로 설치된 "쿨 데이라이트 형광램프"는
이 다리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한다.

센강에 비친 이 다리의 조명은 강물의 색깔인 연녹색과 어울려 신비감
마저 자아낸다.

이 다리와 센강위에 반사된 푸르스름한 색조는 다리 뒤쪽에서 고압나트륨
램프의 빛을 받아 황금색으로 빛나는 에펠탑과 극명한 대조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샹제리제거리도 2년여에 걸친 리노베이션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이 거리는 간판이 제멋대로 붙어 있는데다 조명역시 낡아 고급 패션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밤에는 슬럼가 같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로등을 이전의 2배로 늘리고 칙칙한 수은램프를
화려한 색의 화이트선램프와 QL램프로 교체했다.

이에따라 밝고 화려하면서도 온화한 샹제리제거리가 다시 등장하게 됐다.

박종호 국제조명연구소장은 "파리는 거리의 밝기를 높였을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움을 추구해 밤거리가 특히 아름답다"며 "한국도 인간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해 도시조명을 설계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