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쌍용투자증권사장(35)이 95년 베어링은행 파산의 전말을 다룬
"토탈 리스크-닉 리슨과 베어링은행의 몰락"(길벗 간)을 번역, 출간해
화제다.

아사이신문 런던특파원을 거쳐 베어링증권 일본지점에서 일했던 주디스
론슬레이가 펴낸 이 책은 릭 니슨이라는 개인의 행각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책들과 달리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베어링은행 몰락의 전모를 담아 출간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각종 내부자료에 대한 검토와 회사관계자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베어링
은행의 태동에서부터 사건배경, 전개과정, 그리고 그 결과까지를 상세히
다루고 있는 것.

"95년말 뉴욕 출장을 끝내고 귀국하던 길에 이 책을 처음 보게 됐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서깊은 은행의 하나인 베어링이 일개 파생상품
트레이더에 의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받은 충격이 워낙 커
처음부터 관심이 많았습니다"

원저자가 베어링증권에 근무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표현이 진솔하고 생생해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는 김사장은 쌍용투자증권 전직원이 이 책을 함께 읽고
토론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난4월께 번역을 시작했다고.

"어떤 사건이나 두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객관적인 반면 생동감과 현실감이 떨어지는 외부자의 관점과 객관성은
떨어지지만 사건전개의 역동성과 밖에서는 포착하기 힘든 민감한 문제를
제대로 끄집어내는 내부자의 관점이 그것이죠.

이 책은 금융기관 경영에서 부딛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외부자인 기자의 관점, 그리고 직원의 관점, 나아가 경영자의 관점을
동시에 포괄하고 있지요"

김사장은 또 이책이 빅뱅(87년 10월27일 영국증권거래소에서 실시한
증권제도 대개혁)의 여파가 영국 금융기관들에 미친 영향을 다룬 점도
주목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산업의 신세기를 열었다는 빅뱅과 이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반응,
또 베어링의 성장과 일본의 거품경기가 어떤 관련이 있는가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어 금융개혁을 목전에 둔 국내 금융업 종사자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정부와 재계, 그리고 학계에서 금융개방과 개혁과 관련해 진지한 고민을
계속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이 "그같은 논의가 거시경제적, 또는 행정적 과정에만
머물지않고 금융환경의 변화와 파장, 금융기관이 직면한 리스크의 효율적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김사장은 또 베어링은행의 파산이 주는 교훈에 대해 <>임박한 금융개혁과
통폐합에 대한 체계적이고 치밀한 접근 <>리스크에 대한 조직적.체계적 접근
<>제조업을 지원하는 보조산업이 아니라 금융산업 자체가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서비스산업임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