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대만이 반도체 중심…美 독자 공급망은 불가능"
미국 반도체산업협회장이 미국 독자적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인도·태평양 동맹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장(사진)은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포럼에서 “디커플링(탈동조화)은 보호무역주의자의 동화”라며 “우리 산업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반도체 공급망의 ‘프렌드쇼어링’(우방국 간 공급망 구축)을 주제로 삼성전자 후원으로 열렸다.

뉴퍼 회장은 “반도체 산업이 혁신적인 이유 중 하나는 수십 년 동안 세계 곳곳에 매우 효과적으로 엄청난 공급망을 구축했기 때문”이라며 “공급망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란 생각은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의 경제 관계에서 ‘디리스킹’(위험 제거)을 하더라도 미국은 우방국과 동맹국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은 한국 일본 대만 등 인도·태평양 국가들에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도 반도체 동맹인 ‘칩4’(한국 미국 일본 대만)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마이클 슈밋 미국 상무부 반도체지원법 프로그램사무국장은 이날 행사에서 반도체법의 가드레일(안전장치)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있느냐는 질문에 “기업들은 가드레일을 포함한 반도체법 규정을 보고 자신들의 향후 수십 년간 계획을 검토하면서 반도체법 프로그램 일환으로 미국에 투자하는 데 상당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은 반도체법 가드레일에 따라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자국 기업이 아니라도 미국 정부 보조금을 받는 경우엔 향후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을 5% 이상 확장하지 못하게 했다. 세부 규정에선 초과 이익 일부를 미국 정부와 공유하도록 하고, 민감한 재무 자료 등을 요구해 논란을 빚었다. 슈밋 국장은 구체적인 내용을 더 언급하지 않았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