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일 부진을 면치 못하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주가 부양이 일차적인 목표다. 다만 지난해 장이 워낙 무너진 탓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3달간 자사주 취득결정 공시를 낸 바이오 기업은 지주사를 포함해 6곳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달 이어 이달 또다시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수젠텍 쎌마테라퓨틱스 동아에스티 동아쏘시오홀딩스 등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이날 15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20년 12월 37만원을 넘어섰던 주가가 2년여 동안 ‘반토막’ 밑으로 떨어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15만원대에서 6만원대로 내려왔다.

양사는 올해 2월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지 한달만에 재차 매입에 나섰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회사 가치 대비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돼있다는 판단에 다시 한번 자사주 취득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젠텍은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12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상정했다. 수젠텍의 주가는 2020년 9월 6만원대에서 내려와 이날 8000원대에 마감했다. 현재 거래정지 중인 쎌마테라퓨틱스는 관계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지난 1월 무상으로 양도받았다. 쎌마테라퓨틱스는 공시에서 “재감사 기간에 회사 정상화를 위한 가시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자사주 매입은 통상 주가 방어의 효과를 낸다. 그러나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성장주인 제약·바이오 주가는 부진에서 쉽게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장이 워낙 안좋았을뿐 아니라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2~3년 장 수준을 쉽게 회복하긴 어렵다”며 “다만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의 경영복귀 소식에 조금씩 분위기가 살아나려고 하는 움직임은 있다”고 말했다.

경기부진으로 특히 위축된 바이오업계는 계속되는 찬바람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한 코스닥 상장사 바이오기업 대표는 “빅스텝 소식에 많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바이오주는 특히 그렇다”며 “내려갈 만큼 내려가고, 이제 올라올 때도 된것 같은데 호재를 발표해도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해 고민”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3월 9일 16시 13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