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라자드자산운용이 대규모 횡령 사건으로 주식거래가 정지된 오스템임플란트 보유 지분 처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재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선제적으로 발 빼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라자드자산운용은 최근 복수의 국내 전업투자자에게 오스템임플란트 보유 지분 매입 의사를 타진했다. 라자드자산운용은 작년 11월 기준으로 43개 펀드에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138만5504주(지분율 9.7%)를 나눠 담고 있다. 거래정지 조치가 내려진 지난 3일 주가 14만2700원을 적용하면 라자드자산운용의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가치는 1977억원이다.

라자드 측은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매매가 중단된 점과 재개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약 40% 할인된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세보다 절반 가까이 낮은 가격을 제시한 건 처분 의지가 비교적 강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요청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라자드자산운용이 ‘오스템임플란트발(發)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손 털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재무팀장이 2215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불거지면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24일 한국거래소가 상장 적격성 심사 대상인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었지만 결정 시점을 다음달 17일로 연기했다. 상장 적격성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거래정지가 풀리지만 업계에서는 그럴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할인된 가격에 팔더라도 자금을 회수해 기회손실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며 “다만 라자드자산운용 의도대로 지분 매각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라자드 측은 보유 지분 처분 추진 소식에 대해 "추측일 뿐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날 지난해 매출 8229억원, 영업이익 1418억원을 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3%, 44.6% 늘었다. 순이익은 69.1% 줄어든 31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